이안 브레머 "한국·일본 등 미국과 디리스킹 노력할 것"
"미국의 힘은 군사력·경제력과 함께 평판…트럼프가 평판 떨어뜨려"
"트럼프 정부 하에서 G제로 시대 도래…장기적 수혜자는 중국"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이 29일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여러 국가가 미국과의 관계를 재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레머 회장은 이날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본, 한국, 베트남 등 많은 나라들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디리스킹'(위험 경감)에 힘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미국과 중국 양측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떨어진 평판을 우려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힘은 경제력, 군사력뿐 아니라 평판의 힘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며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다른 국가들이 의존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평판을 형성하는 자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방식은 그러한 자본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약소국을 휘두르고 힘이 있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지정학적 자해 행위"라고 일갈했다.
그는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레머 회장은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기능 부전 상태에 빠졌다"며 "G제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G제로는 브레머 회장이 지난 2012년 만든 신조어로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국가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정'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선언했지만 "다른 어떤 나라도 미국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G제로 시대의 장기적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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