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약값 인하' 행정명령 서명…"9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외국 판매 수익 올려 국내 약값 인하 보전하는 방안 골자
EU 특정하며 "중국보다 더 못됐다" 비난도
- 정지윤 기자,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박우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처방 약 가격을 낮추기 위해 미국의 제약 회사가 다른 나라에 약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국가와 같은 가격에 의약품을 사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내 약값 인하로 줄어드는 제약회사의 수익을 외국에 비싼 값에 약을 판매함으로써 보전하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다른 나라의 약값과 '평준화(equalize)'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같은 수준의 약물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며 "약값이 59%에서 80%, 9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의약품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 행정명령의 타깃이 미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사 가는 유럽연합(EU)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트럼프는 "EU는 중국보다 더 못됐다(EU is nastier than China)"며 "EU는 의료비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외국 제약회사로부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약물을 수입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며, 이에 따라 약물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트루스소셜을 통해 "약값은 전 세계적으로 올라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 되고 수년 만에 미국에 공정함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전례 없는 수준으로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낮아지고 미국은 수조 달러를 아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처는 통상 '최혜국 대우'(most favored nation) 또는 '국제 기준 가격제'(international reference pricing)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첫 임기 때도 국제 기준 가격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당시 법원은 행정 절차 위반과 법적 권한 남용을 이유로 이를 제지했다. 특히 연방 정부가 직접적으로 외국 가격 기준으로 약값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이 같은 정책의 시행을 위해서는 의회 입법을 통한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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