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6천억불 투자 유치? 트럼프 순방성과 크게 부풀려"
"이미 진행 중 계약이나 美기업의 사우디 투자까지 포함"
NYT "실제 계약규모는 발표 절반인 2830억달러 추정"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6000억 달러(약 84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자랑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체적인 내용은 모호하고 이미 진행 중인 계약도 새로운 것인 것처럼 들어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국인 사우디의 정부 및 기업들과 6000억 달러 규모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행정부가 공개한 계약 목록의 계약 금액을 따져보니 6000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일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진행 중이었다.
NYT는 백악관이 공개한 계약 목록의 세부 사항이 많이 모호하다며 계약 규모는 약 283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금액조차 이미 투자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자금 조달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계약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다년 계약으로 알려졌다.
NYT는 또 6000억 달러 투자라는 것이 미국이 사우디에 투자하는 것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록에 오른 계약 중 일부는 사우디가 미국 기업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미국 기업이 사우디 벤처에 투자한 거래였으며, 다른 계약은 사우디 정부 또는 기업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한 계약이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구글 등 기술 대기업들이 사우디와 미국에 800억 달러 규모로 최첨단 혁신 기술 투자를 하기로 한 건에 대해서는 기업 목록에 IT 서비스 및 자문 업체 세일즈포스도 있지만 이 기업은 이미 2월에 사우디에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 건설 회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약속의 수혜자로 거론되며 이들이 미국에 최대 20억 달러의 수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됐다. 이들 기업은 힐 인터내셔널, 제이컵스, 파슨스, AECOM 등인데 NYT는 이들 기업도 트럼프 대통령 방문 이전에 이미 기존 및 향후 계획된 인프라 프로젝트의 공급업체로 거론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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