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통, 애 그만 낳아라" 美 난임병원 자폭 테러…용의자만 사망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병원서 차량 폭발…용의자만 현장서 숨져
20대 용의자, 평소 반출생주의 신봉…FBI "공격장면 생중계 시도"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 테러가 반(反)출산주의 극단주의자에 의한 범행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NBC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병원에서 건물 뒤쪽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최소 4명이 부상했다. 사망자는 이 사건의 용의자 가이 에드워드 바르쿠스(25)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바르쿠스가 공격 장면을 생중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냉동 보관 중이던 배아 및 임신 관련 자산들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FBI는 사건 장소가 난임 병원이라는 점, 바르쿠스가 평소 출산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그가 '반출생주의(anti-natalist)' 신념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출생주의는 인류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사상이다. 반출생주의자들은 인간의 삶이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하므로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을 도덕적으로 옹호할 수 없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해당 사건 발생 직후 한 웹사이트에는 30분 분량의 녹음본이 올라왔는데, 이 녹음 속 한 남성은 난임 병원을 공격할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남성은 자신이 생명에 반대한다고 언급하며 체외수정(IVF) 클리닉은 '프로라이프(pro-life)' 이데올로기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프로라이프 주의자들은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고 여기며 주로 낙태를 반대한다.
이외에도 웹사이트에는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이 가능한 한 빨리 죽어야 한다는 '친사망주의(pro-mortalism)',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정적 공리주의'(pro-mortalism) 등 비주류 운동이 언급됐다. 당국은 이 사이트가 용의자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펨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난임 클리닉에 대한 폭력은 용서할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여성과 어머니가 미국의 심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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