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회담 실망에 트럼프 재등판…'푸틴과 통화' 돌파구 주목
러-우 직접 대화에도 '휴전' 진전 없어…러 드론 수백대 공격 '개전 후 최대'
美측 "정상 통화로 교착상태 일부 해소" 기대에도…"푸틴, 양보할 생각 없이 시간끌기" 지적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서 교착 상태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통화 주제는 일주일에 평균 5000명 이상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이 죽고 있는 '피바다'를 멈추는 것과 무역"이라고 말했다. 또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여러 회원국들과도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러 정상 간 전화 회담이 실현되면 지난 3월 18일 이후 2개월 만이 된다. 당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든 에너지와 인프라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30일)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양국이 합의 위반을 주장하면서 교전은 계속됐다.
앞서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한 푸틴을 향해 젤렌스키는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을 열자고 역제안했다. 푸틴은 이를 받지 않고 하급 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만 파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은 대화 국면에서 다른 쪽에서 정한 조건을 계속 거부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회담은 약 90분 만에 종료됐다. 서로 1000명씩 포로를 교환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미국과 유럽이 요구하는 '조건 없는 30일간 휴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18일) 러시아가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인 총 273대의 무인기(드론)와 모방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8대는 요격됐고, 다른 128대는 전자전 시스템으로 격추됐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드니프로 동부와 도네츠크 지역을 겨냥한 것이었다. 방공 시스템이 드론을 공격하면서 폭발음은 이날 이른 시간에 키이우에서도 들렸다. 드론으로 인한 폭발로 이날 20대 여성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가 다시 푸틴과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세그레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루비오는 포로 교환을 환영한다면서, "미국은 종전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했다.
루비오는 CBS와의 인터뷰에선 라브로프가 통화에서 러시아 측이 "보다 광범위한 협상으로 이어질 휴전 요구조건을 설명"하는 문건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도 자신들의 제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양국의 문건 내용이 "충분히 근접하다"며 양국은 이것을 기초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루비오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일대일 만남을 제안했다며 "일시 및 장소를 정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날 A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를 통해 교착상태가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소통력도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없다면 아무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이스탄불 회담 직전 유럽이 제안한 30일 휴전을 지지하면서 새로운 대러 제재를 경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통화를 계기로 푸틴을 한층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여전히 휴전 합의가 낙관적이지는 않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푸틴이 국내 선전과 시간 벌기, 제재 시한 연기"를 위해 이스탄불 회담을 이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날 늦게 성명에서 "그는 휴전을 거부하면서 (협상에선) 건설적인 것처럼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NYT는 러시아의 제안은 푸틴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다고 전했다. 전장에서 우위를 확신하는 듯한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으로부터 중요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교전 중단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새로운 시대를 약속하는 트럼프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협상의 판을 일방적으로 깨는 듯은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동시에 어느 것도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게 푸틴을 바라보는 서방 언론들의 대체적인 시작이다. 트럼프가 밀어붙이더라도 웬만한 정도의 압박이라면 푸틴이 물러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푸틴은 이번 이스탄불 회담에서 유리한 전황을 바탕으로 이번 이스탄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슨·루한스크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러시아가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지는 않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손을 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은 이밖에도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포함해 5개 지역의 러시아 영유권에 대한 국제 승인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모든 분쟁 당사자의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 요구 포기를 요구했다.
allday33@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