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팔레스타인 외교채널 폐쇄…또 친이스라엘 행보
이달 16일로 바이든 복원한 예루살렘 내 OPA 폐쇄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과의 외교 채널 격인 팔레스타인 사무소(OPA· Office of Palestinian Affairs)를 폐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미 국무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미국이 예루살렘에 있던 OPA를 공식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문건은 "예루살렘의 OPA는 2025년 5월 16일 금요일 업무 후 문을 닫는다"고 명시했다.
가디언은 OPA가 미국인 24명, 현지인 75명을 고용해 서안지구·가자지구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주요 대화 창구 역할을 했다며, 사무소 폐쇄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이제 별도의 전문 외교 공관 없이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OPA를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 아래로 통합시키겠다고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시절 이스라엘 수도에 통합된 미 외교 공관을 설립하기로 한 틀을 복원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 대사가 OPA 관련 부서의 운영을 지휘한다. 허커비 대사는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부인한 친 이스라엘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여 왔다. 첫 임기 중인 2018년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하고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또 팔레스타인과 미국의 외교 창구 역할을 하던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 전용 영사관을 폐쇄했다. 일련의 조치로 미국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 이어 집권한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가 2022년 영사관 대신 국무부 산하 OPA를 예루살렘에 복원했지만 가자지구 분쟁 속에 사무소는 사실상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OPA 폐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에 돌입한 상황에 단행됐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19일 24시간 동안 136명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ezy@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