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3년 내 구축하겠다고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 '골든돔'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방어에서 그간 위력을 과시해 온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을 미국판으로 크게 확장·발전시키는 프로젝트다.

트럼프가 욕심을 내는 야심찬 계획 중 하나인데, 전문가들은 기술력이나 자금, 시간, 효과 등의 면에서 트럼프의 구상대로 골든돔을 구축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든돔(Golden Dome)'은 미국 본토에 가해지는 탄도·극초음속·순항 미사일 및 모든 다른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차세대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은 세계 어느 곳에서 발사된 미사일이라도, 심지어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이라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부와 외신들을 종합하면 골든돔은 육지과 해상, 우주 기반 시스템을 결합해 다층적으로 공중 위협을 탐지·추적·요격하는 체계다. 방어할 위협 대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적대국이나 테러조직이 미국을 향해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 등이 있다.

골든돔은 △발사 전 탐지와 파괴 △비행 초기 단계 요격 △우주에서 파괴 △하강 시 요격으로 4단계에 걸쳐 위협을 제거한다. 또 기존에 배치돼 있는 지상기반외기권방어(GMD·미사일을 비행 중간 단계에서 격추)인 '이지스 어쇼어(이지스 구축함의 방공체계를 지상에 적용)'와 통합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큰 프로젝트이다. 아이언돔은 남한의 약 1/5 정도 면적인 이스라엘에서 단거리 위협으로부터 거주지를 선택적으로 보호하는 반면, 골든돔은 우주 기반으로 미 전체를 방어하도록 하는 것이다.

흡사 레이건 행정부가 1980년대 수립했던 전략방위구상(SDI)을 연상시킨다. '스타워즈 계획'이라고 불린 SDI는 적국의 핵 미사일을 레이저 등으로 우주에서 요격하려는 구상이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은 오래 전에 이를 원했지만 기술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든돔 계획은 400개에서 최대 1000개의 위성을 띄워 전 세계 미사일의 움직임을 추적하게 된다. 미사일이나 레이저로 무장한 200개의 공격 위성이 적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가동된다.

이날 트럼프는 "골든돔 구축에는 2년 반에서 3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완료 시 약 1750억 달러(약 244조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의회가 표결을 앞둔 예산안에 골든돔 프로젝트에 투입될 250억 달러(약 35조 원)가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상당히 다르다. CNN은 골든돔 프로젝트 논의에 관여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로서, 골든돔은 정말 아이디어 차원"이라면서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기술들이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비용을 추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더힐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체 비용은 수천억에서 수조 달러가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달에 미국의 국회예산처(CBO)는 골든돔 구축 비용이 20년 동안 8310억 달러(약 115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레이저를 쏠 수 있는 우주 기반 요격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무척 복잡할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소장으로 예편한 마크 몽고메리는 CNN에 탄도미사일 방어망 구축에만 7~10년이 걸린다면서, 이 경우에도 중요한 연방 건물들 혹은 주요 도시만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포괄적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통신과 미사일 감지, 요격 미사일 발사를 위한 다양한 위성 세트가 필요한데, 이 같은 유형의 시스템은 장기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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