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하얗던 번식장 구조견이 받은 선물…첫 눈맞춤에 눈물 '펑펑'
윤성진 안과&외과동물병원 질병 치료 사례
인공수정체 넣은 백내장 수술로 시력 되찾아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지난해 10월, 부산의 한 불법 번식장에서 600여 마리의 강아지가 구조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열악한 환경에서 단순히 새끼를 낳는 도구로 살아가던 강아지들은 동물단체 연합 '루시의 친구들'의 노력으로 구조됐다.
그 중 두 눈이 하얗게 변한 상태로 발견된 푸들 노견 '오드리'는 다행히 새로운 가족을 만나 보호받게 됐다. 최근 보호자는 오드리의 진료를 위해 경기 성남에 위치한 안과 특화 동물병원을 찾았다. 눈 수술을 받은 오드리가 시력을 되찾자 보호자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13일 윤성진 안과&외과 동물병원에 따르면, 백내장은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 △미성숙 △성숙 △과성숙으로 구분된다. 백내장을 방치하면 실명뿐만 아니라 녹내장, 포도막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필수다.
오드리는 안과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은 완전히 혼탁해진 '성숙 백내장', 왼쪽 눈은 더욱 진행된 '과성숙 백내장'으로 진단됐다. 왼쪽 눈은 이미 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수술을 결정하기 위해 오드리는 안구초음파, 망막 전위도 평가 등 필수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망막 기능이 유지돼 있어 수술이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오드리는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인공 수정체는 자연 수정체처럼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수술 후 오드리의 눈은 본래의 검은 빛을 되찾았으며, 시력도 회복됐다. 보호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벽에 부딪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보호자가 부르면 눈을 맞추며 달려가는 모습까지 보였다.
윤성진 원장은 "나이가 많고 질환이 있는 반려견을 책임지고 가족으로 맞이한 보호자의 깊은 사랑과 헌신에 의료진 모두 감명받았다"며 "수술 후 건강을 되찾고 더욱 예뻐진 오드리를 보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백내장 수술은 미성숙 단계에서 진행하면 성공률이 높은 편"이라며 "백내장은 생각보다 흔한 질병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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