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펙수클루'에 도전장…국내 제약사, P-CAB 복제약 개발 경쟁
케이캡, 3Q 원외처방 500억 돌파…펙수클루, 누적 1000억↑
경보 동화 대원 한림 동국 등 '보신티' 복제약 개발에 속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성분명 보노프라잔) 복제약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고성장하고 있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과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등을 쫓아가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그룹 자회사 경보제약은 최근 자사 '보노칸'과 다케다제약의 보신티를 비교하는 임상 1상시험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자원자 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적응증은 △위궤양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s) 투여 시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 재발 방지 등이다.
보신티 복제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는 경보제약을 비롯해 동화약품, 대원제약, 한림제약, 비씨월드제약, 노바엠헬스케어, 동국제약, 휴텍스제약, 비보존제약, 유니메드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마더스제약 등이다.
경보제약을 제외한 제약사는 생동성시험으로 보신티 복제약을 연구 중이다. 생동성시험은 품목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등이 체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임상이다. 주성분과 함량, 제형이 동일한 약물을 비교하는 연구다.
경보제약은 생동성시험이 아닌 임상 1상시험을 통해 보노칸을 개발하고 있다. 생동성시험과 다른 유효성과 안전성 관련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해 복제약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생동성시험에 비해 임상 1상시험은 상대적으로 더 정교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성장세를 복제약 개발로 쫓아갈 전망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계열 약물은 기존 치료제인 PPI 계열 의약품을 대체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CAB 계열 약물은 칼륨 이온과 프로톤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기존 PPI 계열 제제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P-CAB 계열 의약품은 HK이노엔 케이캡과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최근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를 출시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의약품시장 조사기업 유비스트 데이터 기준 케이캡 올해 3분기 처방실적은 504억 원이다. 소화성궤양용제 처방실적 상위 품목 중 시장 점유율 14%를 확보하면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해 3분기 처방실적 400억 원을 돌파한 후 4분기 441억 원, 올해 1분기 452억 원, 2분기 467억 원 등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보령과 공동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2021년 국산 신약 34호로 승인을 받았다. 국내 출시 2년 차에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기준 누적 매출 1000억 원(1020억 원)을 넘어섰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필리핀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7월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에 차례로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5년부터 수출로만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자큐보는 올해 4월 국산 신약 37호로 허가를 받고 지난 10월 초 출시됐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를 포함한 국내 주요 P-CAB 계열 약물 국내 시장 규모는 2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보신티의 재심사기간(PMS)은 2025년 3월 28일로 만료된다. 2028년 11월 17일까지 존속하는 물질특허가 있다. 업계는 이날 이후 보신티 복제약을 발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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