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RSV 백신 국내 상업화 속도…'베이포투스·아렉스비' 추격
340명 환자모집 완료…국내 의료기관 16곳서 진행
국내 유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 후발주자 참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국화이자제약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국내 허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RSV 백신 'PF-06928316'(미국명 아브리스보) 국내 임상 3상시험의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고령자를 대상 RSV 백신의 안전성과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국내 의료기관 16곳에서 이뤄진다. 60세 이상 참여자 340명을 모집했다. 올해 12월 연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RSV는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어린이나 고령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기침, 재채기, 손 접촉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RSV 감염 증상은 상기도 감염인 감기와 유사하지만, 일부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영유아와 고령자에게 발생하는 심각한 증상은 하기도 감염인 세기관지염, 폐렴 등이다. 호흡곤란과 쌕쌕거리는 천명, 산소가 부족한 증상인 청색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아브리스보는 RSV를 예방하는 2가 백신이다. 지난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이후 추가 임상 연구를 진행해 RSV 감염 후 하기도질환 위험이 높은 18~59세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국내 RSV 예방주사제 시장을 선점한 약물은 사노피 '베이포투스'와 GSK '아렉스비'가 있다.
사노피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RSV 예방 항체 주사 베이포투스를 승인받았다. 지난달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베이포투스는 첫 RSV 시즌을 맞은 모든 영유아에서 활용 가능한 RSV 예방의약품이다. 최소 5개월 이상 예방효과가 지속돼 1회 접종만으로 시즌 전체를 예방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베이포투스의 글로벌 매출은 5억 4700만 유로(약 8210억 원)에 이른다.
RSV 백신으로는 국내에서 GSK 약물이 최초로 승인됐다. 아렉스비는 지난달 초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아렉스비는 RSV 감염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상용화된 세계 최초의 RSV 백신이다. 근육 주사로 1회 투여하는 방식이다.
아렉스비는 글로벌 임상 3상시험(임상명 AReSVi-006)에서 우수한 효능이 입증됐다. 해당 연구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60세 이상 성인 약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임상 결과 RSV 관련 하기도질환 발생 위험을 82.6% 감소시켰다. 중증 RSV 관련 하기도질환 발생 위험은 94.1% 줄였다. RSV-A와 RSV-B 균주에 대해 각각 84.6%, 80.9% 수준의 백신 유효성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가 RSV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부터 'EuRSV' 국내 임상 1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만 19세 이상 80세 이하 건강한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용 백신 EuRSV를 주 2회 투여한 후 용량별 안전성과 내약성 등을 평가하는 연구다.
EuRSV는 바이러스의 특정 항원인 F단백질과 면역 증강제가 혼합된 재조합 단백질 서브유닛 백신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 백신 임상 3상까지 진행한 'EuIMT' 플랫폼의 리포좀 기술을 적용해 EuRSV를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활용해 RSV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RSV 백신과 예방제 시장은 블루오션 중 하나로 꼽힌다. 백신과 예방제 등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는 인구 고령화 등에 따라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RSV 백신과 예방제 개발에 적극 참여해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접종 대상 확대와 정부 지원 등에 기반을 두고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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