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린 현대인 위장 달래는 신약 '펙수클루'[약전약후]
국민 10명 중 1명 '위식도역류질환'…빠르고 긴 치료 효과 긍정적
식사 없이 복용 가능…"자다 속 쓰려 깨는 일 줄이고 만성기침 잡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흔히 위장병이라고 불리는 '위식도역류질환'이 국민 질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속 쓰림이나 답답한 목구멍 등 불편감을 호소하게 되는 이 병은 위 안 내용물이 소량씩 위산과 함께 식도로 역류해 발생한다. 식도로 역류한 위산은 점막을 손상하고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앓는 환자는 지난 2018년 445만 명에서 2022년 약 488 만명으로 4년 사이 10%가량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2023년 기준 500만 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이 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감기만큼 친숙하지만 기존 치료제의 특성과 한계에 따라 치료법이 까다로운 질병 중 하나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PPI 계열 약물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P-CAB 계열 의약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약 40년 전 첫 출시된 기존 1차 치료제 PPI 계열 약물은 복용 이후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식후 복용할 시 약효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PPI 제제는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해야만 위산이 지나가는 통로를 막고 위산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또 약효를 보기까지 3~5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최대 한 주일가량은 속이 계속 불편한 상태로 있어야 했다. 약효 지속시간도 짧아 수면 중 위산 역류 현상을 야기하기도 했다. 자다가 속이 쓰려 일어나는 불편함이 있었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증가하면서 치료제 시장에서도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 중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는 일명 'P-CAB 계열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P-CAB 계열 약물이 기존 치료제 대비 편하고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기존 PPI 계열 제제와 작용 방식이 달라서다. P-CAB은 프로톤 펌프라고 하는 위산 분비 통로를 막아 위산의 과다분비를 막는다. 위산과 만나야만 활성화되는 기존 약과 달리 스스로 활성화되므로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
또 위산 노출에도 쉽게 분해되지 않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해 긴 약효 지속 시간을 자랑한다. 이는 야간 위산 분비 억제에 탁월한 효과로 이어진다.
치료 효능과 복용 편의성 등에 기반을 두고 P-CAB 처방은 급증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2023년 국내 PPI 외래처방액은 2022년 대비 3% 성장했지만, P-CAB은 동일 기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PPI 대비 16배의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펙수클루는 차세대 위장약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 약은 대웅제약이 13년 만에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국산 34호 신약으로 P-CAB 계열 약물이다.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다.
P-CAB 계열은 약물은 복용 1일 차 만에 약효가 최대로 발현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펙수클루는 임상시험에서 기존 PPI 치료제 대비 가슴쓰림 등 증상을 신속하게 개선했다.
펙수클루가 동일 계열 약제 중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부분은 약효의 오랜 지속 시간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야간 증상 개선과 만성 기침 개선 효과다. 반감기는 9시간으로 시장에 출시된 PPI와 P-CAB 제제 중에서 가장 길다. 반감기는 약물의 농도 또는 양이 체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드는 시간이다.
반감기가 짧으면 약효 지속 시간도 짧아져 야간에 산 분비를 억제하지 못해 속 쓰림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임상에 따르면 펙수클루 복용군의 경우 야간 증상이 사라진 비율은 PPI 복용군 대비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펙수클루는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해도 효과가 일정했다. 식전 또는 식후 펙수클루를 복용해 효과를 비교한 결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위산에 의해 손상된 식도 점막 치료 정도가 유사했다. 복용 2주 후에도 식전, 식후 복용군의 점막 결손 치료 정도는 97% 이상 수준으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펙수클루는 만성 기침 완화 효과가 유일하게 입증된 P-CAB 치료제다. 만성 기침은 과도하게 분비되는 위산이 역류하며 식도 점막을 자극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임상에 따르면 펙수클루를 복용군의 경우 투약 3일 만에 만성 기침이 사라진 비율이 기존 약 대비 빠르고 현저하게 개선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는 임상을 통해 빠른 약효 발현, 신속하고 우수한 증상 개선, 우수한 야간 증상 개선, 만성기침 증상 개선, 식사 여부 상관없이 1일 1회 복용 등의 장점을 증명했다"면서 "앞으로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다양한 임상을 진행해, 펙수클루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와 위산분비억제제 복용이 필요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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