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분쟁 종결…경영 안정화·전문경영인 체제 정비(종합)
형제 측 임종훈 대표이사 사임…모녀 등 대주주 4인 연합 측 승리
독일 머크 파트너위원회 사례 기반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오너가 송영숙 한미약품(128940)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함께하는 대주주 4인 연합 측과 임종윤·종훈 형제가 벌인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13일 이사회에서 형제 측 임종훈 대표이사가 사임,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초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자 형제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3월에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면서 이사회 과반을 차지했다. 이후 형제 측이 그룹을 이끌어왔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 손을 들어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돌연 모녀 측 편에 서면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12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사모펀드 라데팡스 파트너스 등이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반수 이상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결됐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경영 안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대표이사는 그룹 조직을 재정비해 안정시키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일에 매진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더 발전된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종훈 전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대주주 4인 연합은 독일 머크를 모범 사례로 회사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머크는 독일에서 약방으로 시작해 글로벌 탑5 제약사에 이름을 올린 회사 중 하나다.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두 개 위원회를 운영해 머크 가문 일원과 외부 전문가가 협력해 최고경영진 등을 선임한다.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독자경영을 추진할 수 있다.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머크는 지난 1920년대부터 오너일가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대주주 4인 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빠르게 경영권 안정에 나서는 만큼 올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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