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우리야?"…공매도 재개 이후 '집중 타깃' 된 제약·바이오
코스닥 상위 50종 중 18%가 바이오…"주가 아닌 신뢰 흔들려"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 3월 말 공매도 재개 이후 제약 및 바이오 업종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종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데다, 실적보다 미래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이는 특성상 공매도 세력에게 매력적인 표적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타깃이 된 제약·바이오 기업은 주가와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공매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코스닥 시장 공매도 순보유잔고 상위 50종목 중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은 총 9개다. 이는 18%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업종 분류가 79종인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편중된 수치인지 가늠할 수 있다.
특히 꾸준하게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돼 온 알테오젠의 경우 공매도 재개 직후인 지난달 초 공매도순보유금액 약 7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 받았다가 약 1개월 뒤인 이달 8일 기준 2배가 넘는 1510억 원까지 불어났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이 꾸준히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 업종이 공매도에 취약한 건 구조적인 이유가 크다. 신약 하나의 상용화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임상 하나만 실패해도 주가는 반토막 나기 일쑤다. 실적보단 '희망'에 투자하는 구조, 그래서 공매도 세력에게는 최고의 표적이다.
게다가 바이오주는 개인 투자 비중이 유독 높다. 공매도에 따른 손실이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정보 비대칭까지 겹치면 개인은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한 상장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이 시장의 타깃이 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문제가 있는 기업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 걱정된다"며 "해외 파트너사 또는 투자자들로부터 우려를 받을 수도 있고 지속적인 반박과 IR을 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창 긍정적인 분위기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데 마치 성공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걱정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주가가 흔들리는 동시에 자칫 기업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기업의 우려와 반대로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 초기가 지나면 시장 과열 양상이 사그라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지수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실제 파괴력은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의 요건은 단계적으로 강화돼 왔으나, 단기 오버슈팅이 진정되는 가운데 향후 지정 건수는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jdm@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