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남 응급환자 최다 수용"…'지역 큰형님' 역할 2차병원
의료대란 속 중환자실 늘려…'수도권 집중' 원인 암진료 성과도
"우수 인력 유치 위해 2차-3차 병원 차등 수가 개선돼야"
- 구교운 기자
(창원=뉴스1) 구교운 기자
한마음의 푸른 꿈, 세계로! 미래로! 세계적 수준의 아시아 의료허브! 2030년 3000 병상
지난 20일 찾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한마음병원 로비에는 2차 의료기관을 넘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병원의 비전이 새겨져 있었다.
창원한마음병원은 1994년 4 병상의 산부인과로 개원해 현재는 1008 병상 규모에 34개 진료과를 둔 대형 2차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창원한마음병원은 규모와 함께 의료 역량을 키워 지역 사회 의료의 '큰 형님' 역할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특히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의료대란 상황에서 필수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큰 몫을 해내고 있다.
창원한마음병원은 지난해 성인중환자실 병상을 54개에서 61개로 늘리며 중증환자 치료 역량을 강화했다. 이는 경남도 내 지역 2차 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다. 중환자의학과 전문의와 응급센터 의사도 추가로 확보했다. 같은 해 9월엔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중증응급(의심) 환자(KTAS 1~3등급) 수는 2022년 1만 619명에서 지난해 1만 9214명으로 80.9% 증가했다. 경남도 의료정책과에 따르면 창원한마음병원이 지난해 도내 이송 응급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했다. 닥터헬기를 통해 경북 지역 환자를 수용해 치료하기도 했다.
'환자 수도권 집중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암에 대한 중증진료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암 진료협력병원에 지정됐고, 지난해엔 간이식 수술 27건을 진행했다. 이는 부산, 울산, 경남 기준 최다 건수다.
특히 췌장암 진료역량이 많이 증가해 입원 실인원은 2022년 66명에서 지난해 431명으로 554% 증가했다. 김기환 창원한마음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암에 대한 성과는 원정 진료가 아닌 지역병원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난도 질환에 관한 의료가 고도화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 수술을 포함한 수술 건수는 증가세에 있다. 지난해 수술 건수는 1만 398건으로 지난 2022년 대비 29.6% 증가했다.
김 교수는 "이런 변화는 환자들이 지역 2차 병원에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지역 2차 병원의 역량 강화로 지역 주민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창원한마음병원은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현재 80여명의 PA(진료지원) 간호사들을, 교육을 통해 전공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진료 역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우수한 2차 지역 의료기관을 육성하기 위해선 의료수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우수한 의료진을 지역 병원에 유치하기 위해선 결국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한데, 동일한 진료 행위라도 3차 의료기관에 수가를 더 높게 책정한 현 제도 하에선 어렵다는 것이다.
창원한마음병원의 췌장암 분야 성과도 서울아산병원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이 분야 명성을 쌓은 김명환 교수가 '지역 의료 발전'을 위해 연고가 전혀 없던 창원에 내려와 병원장을 맡은 데서 시작됐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김명환 원장은 "2차 병원은 골든타임을 필요로 하는 질환을 확실히 커버해야 하고, 암 환자도 다뤄야 한다"며 "상급 종합병원 뒤치다꺼리만 해선 좋은 의료진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수 병원엔 같은 진료행위를 했을 때 상급 종합병원과 같은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1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고 지역주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충식 의장도 "췌장암 수술을 똑같이 하고 성과가 좋다면 같은 대우를 해줘야지, 2차 병원이라고 해서 차별을 받으면 2차 병원이 발전할 수 없다"며 "병원은 어디서든지 최고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 (2차 병원이라고 해서) 의료가 이류여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kukoo@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