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전공의 복귀의 길…2924명 "복귀 희망" 응답도(종합)
복지부 "상당수 복귀 의사 확인"…고연차 전공의 중심 복귀 가능성
의료계 "전문의 공급 도움"…"대규모 복귀 없을 것" 회의적 전망도
- 강승지 기자,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구교운 기자 = 정부가 20일부터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이끌기 위한 추가 모집을 허용한 데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단 1명의 전문의라도 더 배출하면서, 의료공백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대한의학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국립대학병원협회,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5개 단체 건의에 따라 전공의 추가모집을 허용한다. 모집은 20일부터 5월 말까지 자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대거 사직한 전공의들은 수련 및 병역 특례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 모집, 올해 하반기 모집에서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1672명으로 집단 사직 이전인 1만 3531명의 12.4%에 그친다.
이번 모집은 전공의들의 의향을 미리 확인한 뒤 이뤄진 만큼 복귀 규모가 작지 않을 수 있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사직 전공의 4794명(중복 제외)에게 수련병원 복귀 의향을 물은 결과 설문에서 응답자 15%(719명)는 ‘즉시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46%(2205명)는 제대 후 복귀 보장·필수의료 패키지 재논의 등 '특정 조건 충족 시 복귀 의향이 있다'고, 39%(1870명)는 '복귀할 계획이 없다'고 각각 응답했다. 최소한 응답자의 60% 이상, 2924명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의료계는 복귀 규모에 따라 장기간 누적된 의료공백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전문의 수급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공의 숫자가 많아지면 병원들도 정상적인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30대 봉직의는 "의료 현장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겠다고 사직한 전공의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며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거나 계획했던 삶의 경로로부터 너무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 경우 복귀를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수련을 이어가길 원하는 전공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 의협은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대규모 전공의 복귀 가능성에 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 복귀 조건으로 내건 △필수의료패키지 조정 △복귀 전공의 TO 보장 △5월 복귀 시 정상수련으로 인정하는 것에 관한 복지부의 입장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개별적인 복귀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선 대규모 복귀는 예상되지 않는다. 복지부의 좀 더 솔직한 사과나 방향 전환이 아쉽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조건 충족 시 복귀하겠다는 이들이 많은 데 대해 "필수의료패키지 조정은 이미 예산에 반영된 과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과제는 차질 없이 이행하되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보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복지부에 추가모집 허용을 건의했던 5개 단체는 이날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사직 전공의 여러분께서는 이번 모집을 계기로 수련 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해 환자 곁에서의 성장과 배움을 이어가달라"고 촉구했다.
5개 단체는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이 현장과 조화를 이루도록, 전공의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책임 있는 협력을 이어가겠다"며 "우리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지금의 의료공백 사태를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협력을 통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5개 단체는 조만간 복지부에 추가 건의문을 낼 예정이다. 이들은 "전공의의 수련 중단은 개개인의 경력 단절을 넘어, 국민 건강과 의료의 지속 가능성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회적 과제"라며 설문조사로 확인된 전공의들의 우려와 요구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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