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진핑 손잡고 '트럼프 리스크' 완충…한국도 참고해야"
세종연구소 보고서…"유럽의 디리스킹 전략, 韓 모델 될 수 있어"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유럽은 중국과의 협력을 완전히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복합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중 간 전략적 균형 속에서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이성원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8일 발간한 '미중 경제 속 유럽이 바라보는 중국 전략과 경제 기회·리스크' 보고서에서 "한국 역시 유럽의 '디리스킹(de-risking)' 기조에 따라 기술 보호, 공급망 재편, 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경제적 연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는 '디리스킹'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방위비 분담 압박 등으로부터 촉발된 '트럼프 리스크'를 완충할 수단으로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은 대중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태평양,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제3시장으로의 공급망 다변화 및 전략적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 기술,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중국을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유럽은 "협력과 경쟁이 혼재된 '관리된 혼란'(managed mess)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봤다.
이러한 유럽의 전략은 향후 한국 외교 안보 정책에 주는 시사점이 커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도 유럽처럼 디리스킹을 중심에 둔 균형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중 간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 속에서 유럽이 보여주는 '조건부 협력'과 '리스크 관리'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유럽의 대중국 태도 변화는 한국과 EU 간 협력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공동 기술개발, 핵심 원자재 및 공급망 협력,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 공조 등에서 한-EU 간 전략적 연계가 가능하다"라며 "디지털 전환, 에너지 안보, AI 거버넌스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유럽은 단순한 미국의 추종자가 아니라 독자적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을 외교·경제적으로 관리하려는 다층적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한국도 유럽의 사례에서 자율성과 현실주의의 조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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