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의 워킹그룹 이번 주 윤곽"…실무협의단 오늘 방미
30~2일 美 현지서 기술협의 착수…협상 방식·구성·수석대표 등 조율
총괄 수석대표로 정인교 본부장 유력…안덕근 장관과 투트랙 협상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미 관세 협의의 뼈대를 세울 기술협의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통상 실무대표단이 30일 미국으로 출국해 양국 간 관세·비관세 장벽, 경제안보, 투자협력 등을 다룰 실무협의체(워킹그룹) 구성과 협의 틀을 조율하는 기술협의에 착수한다.
기술협의(technical consultation)는 고위급에서 정한 협상의 큰 원칙을 실무급에서 구체화·조율하는 단계로, 향후 한미 관세 협의의 구조와 의제를 설정할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주 '2+2 관세협의'에 이은 후속 조치로 향후 협의 방식과 일정을 정하는 통상실무대표단이 미국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무협의는 통상 분야의 구체적인 협의가 아닌 양국 간 협력의 틀을 정하고 협상의 기본 골격을 짜는 기술협의 자리다. 주요 논의 주제와 각국의 역할, 협상 방식 등을 이 자리에서 구체화한다.
이번 기술협의에서는 한미가 합의한 3개 주요 협의 분야인 △관세·비관세 △경제안보 △투자협력 등을 담당할 6~7개가량의 워킹그룹을 어떻게 구성할지, 각각의 워킹그룹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를 논의한다. 각 그룹의 수석대표 선정과 협의 방식도 이번에 조율할 핵심 사항이다.
다만 기술협의의 구체적 일정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현재 한국 외에도 일본, 인도, 호주, 영국 등과 동시에 협의를 병행하고 있어 일정 조율이 복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협의 일정은 미국 측의 조율 결과에 따라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방미단은 3~5명 규모의 소규모 실무협의단으로 꾸려졌다.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수석대표, 안홍상 미주통상과장이 차석을 맡았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협력 방향성을 정하는 자리인 만큼, 효율적인 기술협의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협의를 통해 워킹그룹의 윤곽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주부터 첫 실무급 회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이르면 차주부터 본격적인 작업반(워킹그룹) 회의가 개시될 것"이라며 "5월 중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방한하는 계획에 맞춰 장관급 협의를 진행하고, 그동안 작업반에서 논의한 사항을 점검해 추가 지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선 2017~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당시의 협상 틀을 참고해 이번 관세협의는 협상 범위가 넓어진 만큼 협의체 규모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전체 협상을 총괄하고,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외교부, 법무부 등 10명의 실무협의단이 꾸려진 바 있다. 이번에서는 경제안보 분야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통상 뿐 아니라 안보·투자 분야 인력이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한미 관세협의'의 총괄 수석대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본부장인 정인교 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의제가 통상 영역을 넘어 경제안보까지 포괄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투트랙으로 협의에 나선다. 오는 5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도 그리어 USTR 대표와 안 장관의 2차 고위급 협의가 예정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USTR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통상교섭본부장"이라며 "이번 주 미국과의 최종 조율을 통해 공식 협의 명칭과 수석대표가 확정되고, 워킹그룹 구성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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