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몰려온다…"경제성장에 리스크로 작용"
한국은행-KDI공동심포지엄 개최…"자영업자 구조조정 지연" 지적
고령 자영업자 운수창고업 등 취약업종으로 진입…매출 낮고 부채는 커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앞으로 10년간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고령 자영업자가 증가할수록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에 모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초고령사회의 빈곤과 노동: 정책 방향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KDI공동심포지엄'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늘어나는 고령 자영업자, 그 이유와 대응 방안' BOK 이슈노트를 발표했다.
2차 베이비부머는 954만 명으로 지난해 1964년생이 처음 법정 은퇴 연령인 60세에 진입했다. 이들 상당수가 생계유지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032년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가 248만 명으로, 2015년 142만 명보다 106만 명 늘어 전체 취업자의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 자영업자의 증가로 인해 2000년대 초반 연평균 0.4%포인트(p)씩 줄던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 감소 폭은 2015년부터 0.23%p로 둔화됐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장은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영업자 중에서 60세 이상 비중이 2024년 37.1%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자영업을 택한 고령 근로자 상당수는 '임금 근로보다 더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기대를 이유로 들었다. 고령 재취업 자영업자 중 46%가 월 79만 원의 연금을 받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46시간이었다.
한은은 고령 자영업자가 증가하면 금융안정 뿐아니라 경제성장 측면에서도 중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취약 업종인 운수창고·숙박음식·도소매 등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 고령 자영업자 증가는 운수창고업 10만 7000명, 숙박음식업 8만 1000명, 제조업 7만 8000명, 도소매업 5만 2000명, 건설업 4만 7000명 순이었다.
취약 업종 종사 비중은 60세 이상 65.7%로 15~59세 56.2%보다 9.5%p 높다.
시간당 매출액은 60세 1만 8000원, 70세 1만 4000원으로 30대(2만 6000원), 40대(2만 7000원), 50대(2만 4000원)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개인사업자 연령별 누적 부채비율은 60대가 140%로 가장 높고, 50대(125%), 70대(113%), 40대(105%)로 고연령대에서 비교적 높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폐업 등으로 사업을 그만둔 이후에는 임시·일용직으로 전환되면서 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은퇴 후 자영업으로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거시경제 리스크가 높아지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협력해 고령층이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에서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임금체계 개편을 동반한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통한 고령층 계속근로방안을 제시했다. 정년 후 60~64세에는 상용직 계속근로, 65~69세에는 시간제근로를 유지할 경우의 소득 흐름은 자영업을 택할 때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자영업 진입 시 전환비용과 초기 창업비용이 크고 소득 변동성도 높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 은퇴자들은 계속근로가 보장될 경우 이전보다 소득이 낮아지더라도 상용직을 선택할 유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 중소기업과 고령 은퇴자 간의 매칭도 계속고용의 한 방안으로 분석했다.
이 팀장은 "유통기업이 임금 근로를 창출하고 고령 자영업자들은 임금 근로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매칭을 하기 위해서는 정주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퇴직 고령자들이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재교육, 직업 훈련 등을 받아 기업이 원하는 기술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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