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 낮추자 우르르…1분기 가계빚 1929조 또 '역대 최대'
연말·연초 주택거래 둔화에…증가폭은 4분기 만에 최소
가계대출 9.1조→4.7조, 증가폭↓…기타대출 -2.6조→-4.9조 감소폭↑
- 김유승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올해 1분기(1~3월) 가계가 진 빚이 1928조 7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연초 대출 목표액 재설정에 따라 은행권의 관리가 완화되면서, 대출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가 폭은 지난 분기보다 2조 8000억 원(0.1%)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비은행권 중심으로 대출이 줄었고, 연말·연초 주택거래 둔화 영향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대출 증가세도 약해졌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 8000억 원(0.1%)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다만 증가 폭은 지난 2024년 1분기(-3조 1000억 원) 이후 4개 분기 만에 가장 작았다.
가계대출은 1810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전 분기(+9조 1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은행권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1분기 예금은행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6조 9000억 원에서 8조 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4분기 가계 대출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한 은행권의 대출 관리가 연초 들어 목표액 재설정과 함께 다소 완화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6조 원에서 1조 원으로 축소됐다.
기타금융기관 등은 주택도시기금 기금 재원 및 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양도분 순상환 영향으로 감소 폭이 확대(-3조 8000억 원→-4조 7000억 원)됐다.
상품별로 보면, 전체 주담대는 연말·연초 주택거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11조 7000억 원에서 9조 7000억 원으로 줄었다.
기타대출은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 상환 등으로 감소 폭이 2조 6000억 원에서 4조 9000억 원으로 커졌다.
이외에 판매신용은 118조 5000억 원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 축소에 따라 전 분기 대비 1조 9000억 원 줄었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다"며 "5월에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하향 조정됐고, 7월에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당국의 거시건전성 기조를 감안하면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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