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중노동' 사라질까…금감원, 디지털 전환에 3년간 400억 투입
금융사 데이터 통째로 수집…수기로 하던 업무엔 AI 활용
'종이없는' 업무 환경 마련…민원·콜센터 업무도 AI 기술 도입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엑셀로 자료를 쭉 받아서 그걸 하나하나 눈으로 살펴보는 거죠. 데이터가 촘촘하게 몇만 개씩 쌓여 있어요."
금융감독원이 디지털·IT 기술을 접목해 업무처리 방식의 대대적인 전환에 나선다. 금융사가 제출한 수만 행 분량의 엑셀 파일을 하나하나 검토해야 했던 직원들의 불편이 해소되고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디지털 전환 중장기 사업 추진을 위해 PMO(프로젝트 관리 조직)를 선정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금감원은 디지털·IT 기술을 적용해 전사적으로 업무 시스템 및 사무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약 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올해 배정된 예산만 120억 원에 달한다.
디지털 전환 사업의 골자는 △대규모 데이터 수집 및 활용 △AI 활용 확대 △종이 없는(Paperless) 업무 환경 마련 등이다.
먼저 금감원은 금융사의 보고 자료 및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집계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검사 등 필요시 수시로 금융사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건별로 수집하고 있는데, 향후 별도의 데이터 저장소(Data lake)를 구축해 금융사의 기초 데이터를 한 번에 제출받아 분석 툴을 이용해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한 예로, 금감원은 올해 안에 은행의 여신 관련 마이크로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더불어 그동안 금융사로부터 엑셀 형식으로 자료를 제출받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조사하던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을 적발하는 프로세스를 만든다.
다만 금감원은 외부 생성형 AI 활용 시 내부 자료 유출 등의 문제가 있기에 올해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은 출력물 위주의 회의·보고 환경을 지양하고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업무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임원급에게 제공되고 있는 개인 태블릿 PC 등의 보급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올해 안에 종이 서류 없는 인허가 시스템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민원·분쟁 처리, 콜센터 운영에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금감원은 민원·분쟁 처리 과정에 모범 회신문, 유관 판례·약관 추천 및 민원 내용 요약 기능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검색 기능을 강화해 다량의 동일·유사 반복 민원 처리를 간소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콜센터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하고, 특정 키워드 검색 및 해당 시점 녹취 파일이 재생 가능한 기능을 구축한다. 금감원은 서민금융진흥원 등 유관 기관과 상담 내역을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연계 기능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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