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갈아타야 하나"…美 나스닥 9.5% 내릴 때 코스피 5.7% 올랐다
연초 이후 흐름 변화…트럼프 취임 후 美 경기침체 우려 확대
증권가 "올해 미장보다 국장 수익이 좋을 것" 기대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지난해 '글로벌 꼴찌'였던 한국 증시가 달라졌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도 앞서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달라진 주가 흐름에 서학개미도 고심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테슬라와 팔란티어 등 대표 인기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다시 투자 이민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는 연초 이후 5.76% 오른 253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39% 상승한 721.5로 집계됐다.
글로벌 지수 중 유로스톡스50(9.91%)과 러시아 RTSI 지수(27.72%) 등에는 못 미치지만 미국 S&P500(-4.54%), 나스닥지수(-9.54%) 등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중국 선전종합지수(3.65%)와 일본 닛케이(-7.83%)에도 앞섰다.
지난해 부진했던 흐름과는 정반대다. S&P500과 나스닥이 지난해 각각 23.31%, 19.21%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9.63%, 코스닥은 21.74% 내렸다. 사실상 전쟁 중인 러시아를 빼고는 가장 부진했다.
당시 수익률이 엇갈리면서 서학개미는 포트폴리오에 미국 주식을 대거 담았다.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2023년 말 680억 2349만 달러(99조 82억 원)에서 지난해 말 1121억 182만 달러(163조1754억 원)로 64.8% 늘었다. 투자 이민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연초 이후 미국이 주춤하고, 한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서학개미가 대거 사들인 테슬라가 연초 이후 44.99% 내리고, 엔비디아 역시 20.34% 하락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애플(-9.16%)과 마이크로소프트(-9.81%), 아마존(-11.33%), 알파벳(-12.38%), 아이온큐(-56.26%)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7일 기준 982억 9934만 달러(143조 59억 원)로 줄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차별적인 관세전쟁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게빈 헤셋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발언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장보다 국장 수익률이 우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증시가 지난해 부진했던 만큼 올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검은 월요일'인 10일(현지시간) S&P500이 2.7%, 나스닥이 4% 급락했지만 11일 코스피는 1.28%, 코스닥은 1.13% 하락에 그쳤다.
한 증권사 임원은 "언제까지 미국 증시만 좋을 수 없다"며 "미국 증시가 빠져도 한국증시는 버티고, 오를 때는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주가 비교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판단이 우선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비싸고, 한국은 저렴하기 때문에 키 맞추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keo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