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바닥다지고 美관세 미풍…'진격의 K뷰티' 예뻐진 화장품주
한달간 '투톱' 아모레 18%·LG생건 8%↑…ODM·OEM도 호조
"중국 시장 바닥 다지며 韓 화장품 입지 회복…非중국 수요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화장품주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3년 반 동안 내리막이었던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바닥을 다지고 있고, 중국 수요 회복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달 부과된 10%의 보편관세에도 K-뷰티 바람을 타고 화장품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위주로 호실적을 기록하며 '화장품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4월 7일~5월 7일) 국내 뷰티 기업 투톱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은 18.56%, 8.03% 상승했다.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및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대표 업체인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맥스(192820)도 각각 17.05%, 7.32% 올랐다.
화장품 수출 호조가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특히 중국향 화장품 수출이 3, 4월 10.9%, 7.7% 두 달 연속 늘었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전년 대비 꾸준히 줄었던 중국향 화장품 수출이 두 달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장품주는 그간 중국 수요 둔화에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중국 시장 회복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단 평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기업의 중국 시장에 대한 코멘트나, 우려보다 양호했던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사업 실적을 고려하면 중국 화장품 산업이 바닥을 다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 입지도 회복되고 있다. 팔로워 1억 명의 중국 인플루언서 딴딴은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화장품의 실용성과 성분 안정성, 기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K뷰티가 한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가격으로도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핵심 경쟁력 '가성비'와 '혁신성'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2010년대 '과시형 소비'에서 '가치형 합리적 소비'로 전환할 경우 한류와 결합한 K뷰티 브랜드의 침투율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관세 부과에도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4월 대(對)미국 수출은 관세 부과에도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초저가인 중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화장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대유럽(영국·러시아·폴란드·네덜란드·튀르키예) 수출도 전년 대비 42% 늘며 비(非)중국 국가 성장 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는 대형 화장품주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엔 비중국·중저가 제품이 K뷰티 흐름을 이끌며 중소형 화장품주가 두각을 나타냈지만, 올해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대형 화장품주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리란 전망이다. 코스맥스 같은 대형 ODM 업체도 생산설비 증설을 마치며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큰 기업들의 주가가 업종을 주도할 경우 전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업종 시가총액 비중이 상승하게 된다"며 "지난해에는 종목 투자 성격이었다면 올해는 업종 투자 성격으로 바뀌면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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