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찾는 '막후 실세' 트럼프 장남…4대 그룹 총수 회동 '촉각'
트럼프 주니어 29일 방한…1박2일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 가능성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친분 쌓기·패밀리 로비' 나서나
- 최동현 기자, 김명신 기자,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명신 김성식 기자 = 트럼프 2기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4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일가를 통한 '패밀리 로비'(family lobbying)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1박2일 일정을 시작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관계 인사를 만나거나 특정 사업장을 찾는 대신, 주요 그룹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을 가지며 '비공식 경제외교'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심사는 '4대 그룹 총수 회동'의 성사 여부다. 트럼프 주니어는 각 총수들과 독대 형식으로 비공개 면담을 가질 전망인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과 먼저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행정부에 입각하진 않았지만, 부친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회원제 사교 클럽인 이그제큐티브 브런치(Executive Branch)를 창립,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정·재계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핵심 인사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통한다. 그의 전언(傳言)이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재계가 트럼프 주니어의 입을 통해 대(對)한국 관세 정책에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는 이른바 '패밀리 로비'를 기대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업계는 다행히 1분기에는 관세 영향이 덜했지만, 25% 상호관세 유예(90일)가 끝나는 3분기(7월8일)부터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24일 콘퍼런스콜에서 "3·4분기에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상 카드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품목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미국 관세 정책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이날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조치를 밝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25% 관세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 업계도 관세가 여전히 최대 현안이다.
다만 4대 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주니어와 직접 회동을 가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체로 '눈도장을 찍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기류인데, 총수 회동이 불발될 경우 수석부회장 또는 부회장급 등 핵심 경영진이 대신 영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입장과 미국 투자 기여도를 트럼프 대통령의 귀에 직접 전달할 메신저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그와 인연이 깊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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