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계열사 난제 AI로 해결"…CJ AI실 기술 혁신 주역을 만나다
CJ AI실 이상철 AI 프로덕트 개발 담당·이태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박사 인터뷰
그룹 디지털 전환 이끄는 AI 허브로…CGV·뚜레쥬르 등 핵심 사업 AI 기술 적용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CJ AI실은 계열사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중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CJ AI 실은 2022년 설립 이후 CJ그룹의 디지털 혁신과 AI 기술 도입을 이끌며 계열사들의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재현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핵심 조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CJ AI 실의 이상철 AI 프로덕트 개발 담당과 이태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박사를 만나 도전 과제와 성과를 들었다. 이 담당자는 AI 과제를 발굴하고 이끄는 역할을, 이 박사는 데이터 분석과 모델 개발을 맡고 있다.
CJ그룹은 AI실 설립 초기부터 AI를 계열사 난제 해결뿐만 아니라 신사업 발굴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존의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경영 체계를 넘어 AI를 통해 더욱 정교하고 효과적인 문제 해결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철 담당은 "각 계열사가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던 난제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 난제들을 AI라는 도구를 통해서 해결해 경쟁력을 강화시키자라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고 꽤 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J AI 실의 가장 큰 강점으로 우수한 인재를 꼽았다. CJ AI실은 현재 36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며 인재를 지속 채용해 나갈 방침이다. 이 담당은 "CJ AI실은 그룹의 허브 역할을 하며 AI 기술을 개발하는 다양한 계열사 인력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CJ CGV와 협업이 대표 사례다. 이 담당은 "코로나19 이후 힘든 상황에서 CJ AI 실은 기존에 개봉한 구작을 어느 사이트에 적절하게 보여주는지에 대한 미션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성과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CJ AI 실은 CGV의 다양한 상영 데이터와 상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약 2000편 이상의 구작 중 어떤 작품을 상영해야 객석 점유율을 극대화하고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분석했다. 실제 모델을 활용해 상영을 진행한 결과 개봉 당시 전체 평균 객석 점유율을 크게 뛰어넘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담당은 "다른 신작보다 우리가 택한 구작들이 평균적으로 객석률이 더 높았던 경험이 있다"며 "이후로 지금까지도 구작 상영 시 상시적으로 CJ AI 실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 AI실의 또 다른 혁신 사례로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주목받고 있다.
수익과 직결되는 '빵 생산량 조절'은 뚜레쥬르 점주들에게 오래된 과제였다. 하루가 지나고 남은 빵을 폐기하면 가게 비용으로 직결되고 반대로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잡으면 고객 불만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그룹 AI실과 CJ푸드빌은 '매장별 빵 수요 예측'을 데이터 기반으로 시도하기로 했다.
이태희 박사는 "빵 생산량을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매장별 편차가 컸고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빵이 부족하다는 고객 불만이 많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 예측 AI 모델을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CJ AI실은 가맹점주들이 빵 생산량을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당 AI 모델은 매장별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루 판매량을 예측하며 상권 특성과 계절 요인 및 이벤트 데이터를 반영해 점포별 최적의 생산량을 제안한다. 실제 테스트 매장 5곳에서도 성공적으로 검증됐다.
이 박사는 "단순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예상 판매량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빵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며 "테스트 매장 5곳의 매출 평균이 5% 늘었고 빵 부족과 과잉 문제도 크게 줄었다"라고 했다.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일부 점주들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AI 모델을 신뢰하지 못하고 더 많은 빵을 생산해야 하는 제안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박사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매장을 선정해 테스트를 진행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 뚜레쥬르는 해당 AI 모델을 전국 매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그는 "글로벌 매장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 특성에 맞춘 모델을 새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한국보다 이벤트와 경쟁 요소가 단순한 해외 시장에서는 AI 모델 적용이 오히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CJ AI 실은 계열사들이 독립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목표다. 최근에는 CJ AI 실이 CJ올리브영·티빙·CJ온스타일 등 주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AI 기술 교류회도 열고 있다.
이 담당은 "분기에 한 번 정도 주요 계열사와 만나 기술 교류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추천 알고리즘을 공유하면서 발전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J AI 실은 그룹의 난제를 지속해서 해결하며 그룹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이를 신속히 적용하며 각 계열사가 AI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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