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속된 남매의 난"…아워홈 경영권 결국 한화 품으로(종합)
오빠 구본성vs막내 구지은 갈등 속 큰 언니 구미현 왔다 갔다
결국 구미현 스스로 회장 자리 올라…한화 김동선에 매각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10년간 오너일가 '남매의 난' 분쟁을 겪어온 범LG가 아워홈이 경영권 분쟁 끝에 한화 그룹 품에 안겼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가칭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외 2인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우리집에프앤비는 아워홈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이를 통해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의무를 이전 받을 예정이다.
출자 일자는 오는 4월 29일, 출자 목적물은 보통주식 25만 주이고, 출자금액은 2500억 원이다.
인수 대상은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의 주식 38.6%와 장녀 구미현 회장(19.3%) 및 이들의 직계비속인(1.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1338만주(58.62%)다. 이들 주식에 대한 금액은 약 8695억 원이다.
1차로는 총 발행 주식의 50.62%를 7508억 원에 취득하고, 이후 2차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소유한 주식 8%를 1187억 원에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으로 시작해 단체급식, 외식,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해 현재는 급식업계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 이후 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장기간의 경영권 갈등을 겪어왔다.
구자학 회장의 4남매 중에서는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만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회사 경영에 동참해 왔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업계에서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 기점을 이 시기로 본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승진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맡고 있던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해임 됐다. 이후 아워홈 밖에서 금융권 경력만 쌓아왔던 큰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듬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후계 구도에 올랐다.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웠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17년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하면서 경영권 회복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큰 언니 구미현씨가 오빠 편에 서면서 무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38.56%)에 구미현 회장의 지분 19.28%는 작은 언니 구명진씨(19.6%), 구지은 전 부회장(20.67%) 지분을 합한 것보다 컸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권 사수는 오래가진 못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체제는 고배당 정책과 경영 실적 부진으로 비판 받았고, 여기에 보복 운전과 횡령·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에 2021년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이 여동생들 편에 서면서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찾아왔다.
2022년엔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이 한때 오빠와 다시 손을 잡고 지분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세 자매는 한동안 동맹을 이어갔다. 같은 해 아버지 고 구자학 회장의 별세에도 빈소를 따로 찾으며 갈등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은 구지은 전 부회장에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하는 등 다시 갈등을 벌였고, 지난해 5월 막냇동생을 밀어내고 이번엔 오빠 대신 구미현 회장 본인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구미현 회장은 주식 시장에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을 동시에 추진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한화 그룹에 매각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 직원들은 10년에 걸친 분쟁으로 피로감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이 어떤 방향이든 분쟁을 종식하고,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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