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훈풍'·日 '엔고' 호재되나…공급망 재편 'K-패션' 날갯짓
미국 관세 등 리스크 속 중국, 베트남, 일본 등 공급망 재편
경기 부양책·규제 완화 등 기대감 속 실적 모멘텀 확보 주력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패션업체들이 미국발(發) 관세, 규제 등 여파로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경기 부양 행보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역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하고 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외국계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와 규제 완화 방침을 담은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5월께 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외국인 투자 급감 우려와 내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K-패션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 지원과 규제 완화 등 빗장풀기를 두고 반색하고 있다. 오랜 중국 경제 둔화 직격탄으로 매출 저점을 찍은 업체들은 시장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랜드차이나의 경우 현지 3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1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실적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랜드 측은 "아직까지 중국 내수산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 회복세가 기대되는 만큼 이노베이션 밸리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F&F MLB(매출 1조 원대)를 비롯해 코오롱FnC(코오롱스포츠차이나, 7500억 원) 역시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코오롱FnC는 "지포어 본사와 중국, 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는 SS시즌부터 중국에 5년간 3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K-레깅스' 열풍을 이끈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젝시믹스 역시 창춘, 톈진 등 총 10개 매장에서 올해 50개 이상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젝시믹스 측은 "내수부진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선전했으며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 스포츠 산업을 5조 위안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해 스포츠웨어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닌 중국이나 베트남, 특히 일본 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기업들도 주목된다.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 따른 엔화 강세 흐름이 예상되면서 K-패션 수출 기업에 호재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00엔당 964.47원으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49.32엔으로 150엔 선이 붕괴하며 엔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K-콘텐츠' 인기를 바탕으로 'K-스트리트패션'이 인기를 모으면서 무신사나 마뗑킴 등의 선방이 기대되고 있으며 일본에서 역시 레깅스 열풍과 맞물려 젝시믹스 등 수혜도 예상된다.
무신사의 경우 '무신사 재팬' 설립 후 현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와의 협업으로 일본 유통망 강화에 속도를 낸다. 또한 거래액 5조 원 규모의 패션플랫폼 조조(ZOZO)와 파트너십을 통한 국내 패션 브랜들의 진출도 지원한다. 무신사는 "K-패션 브랜드에 필요한 인프라와 리소스를 지원해 성장을 도모하는 인큐베이터 역할로 향후 일본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마뗑킴(Matin Kim)과 일본 시장 총판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로, 양사 간 시너지도 주목된다. 마뗑킴은 "4월께 도쿄 시부야에 첫 매장 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5년 안에 15호점 출점을 목표로 현지 시장 공략과 홍콩 등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젝시믹스 일본법인은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나고야 파르코 등 110여개 점 출점으로 현지 레깅스 시장을 선점하며, 코오롱스포츠 역시 일본에 디스트리뷰션 계약과 라이선스 기획을 통한 복합 형태로 진출, 현재 시장 테스트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리스크로 업체마다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나서면서 중국 시장 회복 기대와 더불어 일본 시장으로 선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은 한일관계가 나쁘지 않고 엔화강세 등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일본에서의 팝업이나 출점, 협업 등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ila@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