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보러 가자"…온라인 시대에 백화점·아울렛 몰리는 이유는
롯데百, 체험형 이벤트…현대 아울렛은 매출 10배↑
'트렌드 선도' Z세대,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선호 경향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백화점·아울렛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쇼핑 채널의 실적이 최근 온라인에 밀리는 가운데 이제는 '경험을 파는' 전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Z세대가 최근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의 즐길 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들을 끌어들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 고객이 각종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LTM(롯데타운 명동) 아트 페스타'를 개최했다. 백화점 내부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배치해 도심 속 화랑으로 탈바꿈했고, 스탬프 찍기 미션 및 체험형 픽셀 아트 등을 통해 고객들이 정해진 동선을 따라가며 즐길 거리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번 행사는 명동 일대에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접목시켜 축제의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명동 상권의 기존 주요 고객층은 물론, 아트와 전시를 즐겨 찾는 이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거리를 마련해 고객들을 붙잡겠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김현아'로 유명한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이런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각종 체험 및 문화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 연간 10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등 수도권의 대표적인 쇼핑 랜드마크가 됐다. 현대백화점 아울렛 사업의 연 매출은 지난 2015년 3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조 8000억 원으로, 지난 10년 동안 10배 가까이 뛰었다.
그동안 백화점·아울렛 등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쇼핑 외에도 가족 및 친구들과 모여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이 됐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상호 작용이란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이 돼야 고객들이 찾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젊은 Z세대일수록 더욱 강하다는 지적이다. 개인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어떤 이벤트가 열리고 무슨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는지에 민감하고, 디지털 환경에 능숙한 만큼 자신의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며 또래 Z세대 고객을 불러들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소비력은 다소 약하더라도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 Z세대의 특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채널도 중요하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 높은 매출액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집에서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보다 오히려 오프라인 방문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EY)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휴일 쇼핑 계획을 묻는 말에 Z세대의 63%가 '매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답하면서 '온라인에서 쇼핑하겠다'는 응답(50%)을 앞섰다.
미국의 유통 기업들도 Z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쇼핑몰 브룩필드 프로퍼티는 Z세대를 쇼핑몰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 미니골프 등 놀이시설과 레스토랑 옵션을 늘렸다. 미국 최대 쇼핑몰 사이먼 프라퍼티도 지난해 쇼핑몰에서 즐거움을 찾자는 '몰에서 만나요(Meet Me @ the mall)' 캠페인을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은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이벤트 등 즐길 거리를 절대로 경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오프라인 쇼핑몰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전초 기지라는 생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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