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면·올영 성공에도 갈 길 먼 K-식품·뷰티…"유통망 구축해야"
5대 소비재 수출 59조…글로벌 시장점유율 1%도 안 돼
中企 비중 높은 소비재 산업…"한상 활용 등 전략 필요"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라면·김 등 먹거리와 화장품·의류 등 뷰티·패션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지만, 한국의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재외동포 경제인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5대 소비재(농수산식품·화장품·의약품·생활용품·패션의류)의 수출액은 428억 달러(약 59조 2000억 원)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우리나라 5대 소비재의 수출 비중은 2015년 4.0%에서 지난해 6.3%까지 상승하며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5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7.9% 증가해, 같은 기간의 연평균 전체 수출 증가율(1.8%)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전 세계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무역통계(UN Comtrade)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5대 소비재 수입시장 규모는 5조 616억 달러(약 7005조 원)로, 이 중 한국의 점유율은 0.9%다.
특히 미국·중국·독일 등 주요 소비재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했다. 수입 데이터를 보유한 전 세계 151개국 중 한국의 점유율이 1% 미만인 시장은 126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라면·김 등 'K-푸드' 및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 화장품 등 'K-뷰티'의 각종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지난 10년 동안 수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반도체·정유·화학 같은 중후장대 산업과 달리, 소비재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 소비재의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41.1%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15.2%)보다 크게 높다.
기업 규모가 작은 만큼 신규 바이어 발굴, 유통망 확보, 해외 마케팅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유통망 구축 및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필요한데, 중소기업은 상대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한상'(韓商)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의 전략 수립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상이란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재외동포 경제인인 한민족 상인을 의미한다.
현지에서 도소매 유통망과 제조업 기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현지 시장 환경에 밝은 데다, 미국·중국·일본·캐나다 등 주요 소비재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국에도 폭넓게 포진해 있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파트너로서의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식음료·뷰티·패션 등 글로벌 소비재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세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지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타깃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상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신무역전략실 수석연구원은 "한상을 활용한 협력은 단순히 동포애에 기대는 방식이 아닌, 명확한 계약을 기반으로 구축돼야 한다"며 "정부는 국내 기업과 한상 간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계 지원 플랫폼의 고도화와 민관 연계 투자 유인책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emoo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