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00조' 대만 시장 성장 가속화…"韓로켓배송 완벽 이식"
"대만 고객 재방문 빈도와 지출 금액 증가…확신 커져"
최근까지 5000억 원 투입…"대만 투자 더 빨라질 것"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올 1분기 11조 4800억 원대의 매출을 내며 20%대 성장세를 이어간 쿠팡Inc가 대만에 사실상 한국과 같은 '로켓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2022년 하반기 진출한 지 2년 반 만에 이룬 성과다.
쿠팡Inc는 7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37억 원(1억 5400만 달러)로 전년(531억 원·4000만 달러)과 비교해 300% 이상(달러 기준 285%) 올랐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4353억 원)보다 작고 2023년 3분기(1940억 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0.6%에서 2%로 소폭 올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1조 4876억 원으로 1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만 로켓배송 사업이 중심이 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매출은 1조 50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대만 로켓배송 사업 현황과 미래에 대해 거듭 강조하면서 "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며, 재방문 빈도와 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대만 시장에 투자를 지속할수록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 쿠팡 앱에서는 코카콜라와 펩시 등 글로벌 상품은 물론 대만의 주요 식품 대기업으로 손꼽히는 통이푸드(統一企業), 웨이취안(味全), 광취엔(光泉), 이두(義美)의 로켓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농심이나 빙그레, CJ제일제당급의 대만 식품 브랜드들이 쿠팡과 손을 잡은 것이다.
짦은 기간 대만 로켓배송 상품군은 무려 500% 가까이 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했다. 현지 인기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쉬바(SHEBA), 푸서우(福壽) 등의 고양이·강아지 사료 등도 공급하며 카테고리 저변 확대에도 나섰다.
김 의장은 월 59만 대만달러(약 2600원)에 무료 로켓배송과 30일 이내 반품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만 와우 멤버십이 1분기 출시되면서 "회원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인기 상품군의 빠른 배송으로 대만의 충성 고객을 공략해 한국과 비슷한 물류 운영 속도를 보이면서 단기간에 로켓배송을 완벽하게 이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쿠팡Inc는 지난달부터 대만 최북단부터 가오슝이 위치한 최남단까지 한국의 직고용 배송인력인 '쿠팡친구'와 같은 '쿠팡프렌즈'를 모집하고 있다.
이밖에 물류센터 입출고와 현장운영, 물류센터와 최종 배송지 중간 다리 역할을 할 배송 캠프도 가오슝·타오위안시·타이중시에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배송 속도 증가 및 지역 확대의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쿠팡Inc는 대만 진출 이후 최근까지 5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현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상품 판매 등에 투입했다. 대만 자유 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2023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년간 4800억 원(106억 4100만 대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승인했다.
현재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3호 풀필먼트센터 운영도 추진 중이다. 대만 인구가 2300만 명에 이르고, 전체 소매산업 규모(4조 5760억 대만달러·200조 원)가 큰 만큼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3조원 추가 투자를 포함하면 쿠팡은 2026년까지 9~10조원을 한국에 투자한다"며 "대만 시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쿠팡의 대만 투자가 더 가속화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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