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식품업계 RE100 기업 2곳뿐…이행도 지지부진
RE100 식품사 롯데칠성·롯데웰푸드…재생에너지 이행률 '평행선'
日 닛신 재생에너지 비율 51.4%…기업·정치권 동시 노력해야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 경영에 더 힘쓰겠다"
지난달 30일 CDP 한국위원회 주최 '2024 CDP Korea 기후변화 대응∙물 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에 섰던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환경 경영을 외쳤습니다.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는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이 주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매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ESG 평가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외침과 다르게 국내 식품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은 아직 아쉬움이 큽니다.
시상식과 같은 날 공개된 '2024 CDP 한국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 RE100(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기업 37개 중 식품 기업은 2021년 12월 가입한 롯데칠성음료(005300), 2023년 4월 가입한 롯데웰푸드(280360) 2곳뿐입니다.
그나마도 RE100 회원사의 목표 이행도를 따져보면 롯데웰푸드의 이행률은 0%,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도 가입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7%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주요 식품기업들의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업체들의 재생에너지 이용률은 5% 선을 넘지 못하고, 그나마 CJ제일제당(097950), KT&G(033780) 정도가 국내사업장 기준 10% 선을 겨우 넘어섭니다.
물론 국내 기업 환경에서 재생에너지 이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인프라 탓에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의 한계가 있고,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으로 재생에너지 시장 전망도 어두워졌습니다. 지난해 국내 RE100 신규 가입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이를 증명합니다.
그럼에도 K-푸드를 표방하며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식품기업들에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는 필수입니다. 향후 기후 문제를 자신에게 다가올 문제라고 여기는 MZ세대들은 소비 선택의 기준으로 친환경 기업을 내세웁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의 식품기업들은 닛신, 아지노모토, 아사히, 기린 등 7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자체가 전력 사용량이 적지 않지만, 반도체·철강 등의 대규모 제조업에 비교해선 전력 사용 비중이 작습니다. 농심(004370)·삼양식품(003230) 등과 미국에서 라면 시장을 경쟁하고 있는 닛신은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51.4%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RE100이 꽤 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화두를 꺼낸 후보가 최근 벌어진 조기 대선에서 뛰고 있어 RE100의 중요성은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과 정치권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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