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엇갈린 실적…이마트 '활짝'·신세계百 '주춤'
정용진 승진 후 4개 분기 2000억 실적 개선
정유경, 미래를 위한 투자로 영업익 감소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계열 분리 수순을 거치며 각자 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와 신세계가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4개 분기 연속 수익성을 개선한 반면, 정유경 ㈜신세계(004170) 회장은 투자에 집중하면서 외형성장은 이뤘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한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배(238.2%)가 넘는 159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8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순매출은 지난해보다 0.2% 증가한 7조2189억 원이다.
이마트의 올해 실적은 다른 유통기업들이 오랜 기간 이어진 소비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정용진 회장이 승진 후 불과 1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받는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정용진 회장의 주도하에 전방위적인 혁신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부진한 계열사의 수장을 교체하고, 정 회장 본인도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전량을 증여받지 않고 사들이며 책임 경영 기조를 강화했다.
또한 대량 매입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으로 주요 생필품을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 파격 선언', 올 1월 진행한 '고래잇 페스타' 등에 더해 리뉴얼과 같은 공간 혁신으로 고객 수는 물론 수익성까지 상승했다.
이는 곧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이마트는 3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긴 했지만 적자 폭을 184억 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3분기에는 1년 새 43.4% 증가한 11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치를 올렸고, 4분기는 적자가 84억 원 개선된 7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엔 자회사들도 힘을 냈다.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과 G마켓, 조선호텔 앤 리조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0억 원 증가한 48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마트가 개선한 수익성 규모는 2000여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정유경 회장이 승진한 후 ㈜신세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하며 지난해 백화점 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인 7조 2435원을 기록,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투자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고, 면세(디에프) 및 패션(인터내셔날) 사업의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해 4분기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1061억 원으로 1년 새 48.5%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8% 감소한 13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개 분기 줄어든 흑자 규모는 1300여억 원 상당이다.
신세계는 비용을 감축해 단기간에 영업이익을 올리는 대신 멀리 내다보는 투자를 단행하며 △스위트파크'(강남·대구) △하우스오브신세계 △신세계 마켓 △디 에스테이트(본점) 등을 연달아 선보여 집객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에서도 식품관, 본점 리뉴얼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있었다"며 "투자비로 대변되는 감가상각비가 유일하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자회사들의 실적도 떨어졌다. 자회사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세계라이브쇼핑 1곳이며, 나머지는 줄었다.
업황이 좋지 않은 면세(디에프) 사업은 매출이 늘어났지만, 인천공항 정상 매장 전환에 따라 임차료가 증가해 적자 전환했고, 이상 기후와 소비심리 영향으로 패션·뷰티(인터내셔날) 사업도 부진을 겪었다. 신세계센트럴과 신세계까사의 영업이익도 각각 41억 원, 9억 원 감소한 222억 원, 1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 속 본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비 지출에도 영업익 1000억 원 이상을 유지했다" "앞으로 각 사별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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