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범 LG家' 구씨 오너체제…'한화式 아워홈' 속도
2000년 LG유통서 분리·설립…고 구자학 회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 이끌어
구 회장 자녀인 구본성 VS 구지은 '남매의 난' 장기전…결국 한화에 매각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급식업체 아워홈에 대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대표이사까지 교체하면서 사실상 '범LG 가(家)' 체제의 아워홈은 막을 내리게 됐다.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으로 시작해 단체급식, 외식,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급식업계 2위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연결 기준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 이후 경영 2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장기간의 경영권 갈등을 겪는 등 순탄치 않았다. 구자학 회장의 4남매 중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회사 경영에 동참해 온 가운데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구 회장의 장남이자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의 '남매의 난'이 점화됐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승진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맡고 있던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해임이 됐고,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이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우며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후계 구도에 올랐다.
그러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퇴장하면서 구지은 전 부회장이 재차 등판, 남매의 난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이 구지은 전 부회장에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하는 등 다시 갈등을 벌였고, 지난해 5월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내고 직접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을 동시에 추진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한화 그룹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7개월 만에 한화 품에 안기게 됐다.
한편 아워홈은 16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로 김태원 한화갤러리아 미래사업TFT장(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를 포함한 4명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2016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갤러리아 전략실장, 한화그룹 건설·서비스 부문 전략 담당, 미래사업TFT장 등을 거친 인물로, 아워홈 인수 계약 체결 후부터는 현장점검과 지속적인 물밑 협상을 통해 계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진다.
한화는 아워홈 인수 거래 대금 지금에 이어 경영진 교체를 마무리하면서 ‘한화 표 아워홈’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오랜 기간 단체급식 브랜드를 운영했고 현재 다수의 F&B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아워홈의 경쟁력을 보다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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