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 환승객 30%↑…트럼프 中 때리기에 韓 항공사 수혜
작년 국내 항공사 美 환승객 171만명, 2019년보다 30% 늘어
직항편 대신 한국 경유하는 미중 여객 늘어…국적사 점유율 '77'%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며 국적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양국 간 하늘길이 좀처럼 열리지 않자 대신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이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지난 1기보다 강도 높은 대중 견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환승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의 미국 환승객 수는 170만 6170명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003490) 108만 5748명, 아시아나항공(020560) 61만 6190명, 에어프레미아 4232명 순이다.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거나 제3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에 가는 여객 수를 합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32만 2291명과 비교해 29% 증가한 수치다. 대한항공(85만 658명)은 28%, 아시아나항공(61만 6190명)은 30%가 늘었으며 에어프레미아는 신규 진입이다.
전체 환승객 수로 봐도 국내 항공사의 점유율이 높다. 지난해 외항사를 포함한 미국 환승객 수는 219만 9522명인데, 국적사의 점유율이 77%다. 2019년 170만 6364명과 비교할 때 전체 환승객 수가 5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미주노선 환승객이 증가한 것은 미중 갈등의 영향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직항편이 원활하게 뜨지 못하자 가까운 한국을 거쳐 양국을 오가는 환승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노선을 모두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댈러스, 애틀랜타, 라스베이거스,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전역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 수혜로 태평양 노선에서 중국 FSC들의 수요를 빼앗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수년째 갈등이 이어져 왔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전날(2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파나마 운하를 두고 "중국에 파나마 운하를 넘겨준 게 아니라 파나마에 넘겨준 것이고, 이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대선 기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60%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학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복귀를 권고한 것을 두고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령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에도 이란을 비롯한 12개국에 대한 비자 발급이 중단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항공사가 중국 노선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늘길이 제한될 경우 인천공항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며 "국적사들도 노선 연계판매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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