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참사 한달…멈춰선 LCC 1위 제주항공 '최대 위기'
선례따라 무안~방콕 노선 운항정지 예상…새 노선 개척도 위축될듯
여객 1908편·화물 96편 3월 말까지 운항중단…매출손실 450억 이상 전망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사고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 1위로 순항 중이던 제주항공(089590)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과거 아시아나항공의 선례로 볼 때 해당 노선의 운항 정지 처분이 예상되고, 이미 운항 정지도 공지한 만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불안 역시 제주항공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1년이 지난 2014년 12월에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의 45일 운항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노선이 곧바로 중단된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운항 정지 일정은 대법원에서 판결을 거쳐 확정됐다.
제주항공은 무안~방콕 노선에 운항 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노선이 아닐뿐더러 무안공항의 재개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제주항공은 3월 말까지 제주·나가사키·방콕·코타키나발루·타이베이·장자제 등 무안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취소하며 사실상 철수했다.
다만 운수권 배분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가 간의 이착륙권리인 운수권은 항공사의 핵심 자산으로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가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배분한다.
항공사가 특정 노선을 신청하면 운수권배분규칙에 따라 평가해 점수가 높은 항공사 순으로 배분하는 구조다. 해당 규칙은 총 110점 중 안전성 및 보안성 부분에서만 35점을 부여한다.
사고 원인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LCC의 잦은 운항과 정비역량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어 새 노선을 개척하기에는 부담되는 측면도 있다. 제주항공은 국토부에 항공기 가동시간을 일평균 14시간에서 12시간 48분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운항 축소에 따른 여파는 당장 1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70편을 합해 총 1908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이 기간에 화물 노선 96편도 운항이 중단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국내선·국제선의 좌석당 평균 가격은 6만 원과 17만 6000원이다. 이를 국내선 838편과 국제선 1070편에 각각 곱한 후 다시 좌석 수(189석)를 곱하면 450억 원이 넘는다. 좌석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항공권 특성상 실제 매출 손실은 이보다 더욱 클 가능성이 높다.
유형적 손실뿐 아니라 제주항공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 섞인 시각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가령 최근 여행 관련 카페에는 제주항공이 쓰는 보잉 B737 기종에 대한 불신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rma1921kr@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