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트럼프와 관세 전쟁 캐나다·멕시코에 법인 201곳 운영
삼성·현대차만 96곳…한화·LG·포스코도 10곳 넘는 해외법인
CXO연구소, 88개 대기업집단 대상 해외계열사 현황 조사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의 해외법인이 2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정한 88개 국내 대기업집단(그룹) 중 25개 그룹에서 201곳의 해외 계열사를 멕시코와 캐나다에 설립, 운영해 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3년 말 기준 해외법인 현황 자료를 참고했다.
201곳 중 110곳은 캐나다, 91곳은 멕시코에 분포했다. 물론,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해외법인이라 해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폭탄 대상은 아니다.
그룹별 해외 법인 현황의 경우 삼성이 68곳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캐나다에 50곳, 멕시코에 18개의 회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다음으로는 현대차가 28곳(멕시코 16곳, 캐나다 12곳)에 해외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한화는 멕시코(12곳)와 캐나다(2곳)에 법인을 운영 중이며 LG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8곳과 3곳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에 6곳, 캐나다에 5곳의 해외법인을 세워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밖에 LS(7곳), CJ·GS·넷마블·현대백화점(각 6곳), SK·네이버·효성(각 5곳), 두산·한국앤컴퍼니·에코프로(각 3곳) 순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두 국가에 3개 이상의 법인을 두고 있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차전지 등의 배터리(Battery)와 가전제품(Electronics), 자동차(Car) 등 이른바 'B·E·C' 관련 제품군에서 관세 폭탄으로 미국 수출 경쟁력에서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전했다.
오 소장은 "관세의 장벽이 높아졌다고 단기간에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해 판매를 늘리거나 미국을 제외한 이웃 국가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하는 방식으로 일정 부분 관세 충격파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부터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 캐나다는 에너지(10%)를 제외한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토요일 서명했지만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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