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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AI교과서, 왜 우리아이에게 '실험'하나[혁신의 창]

강홍렬 전 카이스트 교수

(서울=뉴스1) 강홍렬 전 카이스트 교수 = 교육부나 여러 참여자들이 'AI 디지털 교과서'를 의욕적으로 도입하자고 한다. 마치 지금 우리가 겪는 모든 교육 분야의 난제를 일격에 해결할 수 있는 보검인 것처럼 설명한다.

교육부는 '국가 주도로 공교육 전체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우선 AI의 기저를 이루는 모델에 관한 것이다. 'AI 디지털 교과서'에서는 AI가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 AI에 도입되는 이론이나 모델에 관하여 정형화된 합의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정형화되거나 검증된 합의가 교육 현장에서의 실용성이나 효율성에 대한 보장이 된다.

교육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도입방안은 이런 내용을 외부 교과서 제작에 맡기고 이를 '교과서 검증'으로 확보하겠다고 한다. 이런 검증 과정이 피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이론과 모델에 대한 정형화된 합의가 존재하여야 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27일 경기 시흥시 군서초등학교를 방문, 신학기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는 것에 대비해 학교 디지털 인프라 개선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7/뉴스1

불행한 것은 어디에서도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AI 디지털 교과서'의 핵심인 AI의 기본 속성도 보다 자세히 봐야 한다.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완전성(non-biasedness) 여부 △AI 생성 알고리듬 또는 모델의 가치중립성(value-neutrality) 여부 △AI 생성 알고리듬 또는 모델의 완결성(completeness) 여부 △과거 지식(ex post facto knowledge) 중심의 과거지향성 △패라미터(parameter)의 방대함에 의한 지식의 불확정성(Indeterminacy)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교육, 특히 초중등 교육에 이런 AI를 직접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어디에도 이에 대한 우려나 대응방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앞서 적어도 우리 교육의 현실이나 다양한 난제를 고려하여 어떠한 AI를 확보할 것인가를 설명할 수 있는, 그 규모야 어떠하든, 언어체계의 확보가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판단한다.

이를 단순히 다양한 교과서 개발업체나 검증기관에 맡기기보다 교육부 차원에서 정형화된 형태로 확보하여야 할 문제이다.

'AI 디지털 교과서'라고 하지만 AI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AI나 IT와는 무관한 듯한 업체에 맡길 수는 없다. IT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관련된 AI 관련 시스템 또는 클라우드의 운영을 담보하는 과정이 어떠할 것인지 불보듯 뻔하다.

교육, 즉 지식을 관리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AI에 의하여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혁신되고 있다. 물론 이런 혁신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그 괄목상대에 놀려 조급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 가라고 했다. 가장 먼저 우리 교육 현장에 AI가 도입되면 기본적으로 학생-교사-인공지능 사이에 어떤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하는지가 논의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교육부의 논의에서 전혀 읽을 수가 없다.

교육의 모든 호흡은 지식이나 지혜와 관련될 것이다. 그리고 AI에 의하여 운영되는 지식은 개인이 다루는 지식의 동학과 모습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래서 교육에서는 개인에게 요구하는 기초 소양이나 기본 윤리의 내용마저 바꿀 것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지식보다는 이를 대하는 사고방식이나 태도에 관한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교육부의 장황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AI의 환경에서 어떤 기초 소양이나 윤리의식이 교육을 통하여 다루어지려는지 모르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육부의 AI디지털교과서 채택 강요 및 예산 삭감 보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마지막으로 교육부의 'AI 디지털 교과서' 운영을 위한 그림이 너무 복잡하다는 점이다.

특정한 방안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가장 먼저 그 내용이 얼마나 난해하고 복잡한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AI 디지털 교과서'와 관련하여 데이터 논의도 있고 그 추진체계도 있다.

하나의 '교과서'를 운영한다면서 너무 많은 참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 개개의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여야 하는지, 각 참여자는 적절한 운영을 위하여 어떤 운영의 묘를 도출하여야 하는지 등 애매하고 복잡한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교육부나 관련된 기관에서는 참여자들을 재교육 연수를 통하여 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학생이나 학부모가 열의가 없다고 할 공산이 크다.

지금 교과서가 운영되는 것을 생각해보라. 너무나 단순하고 명확하다. 그래도 이를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이 다양한 참여자 나름의 운영에 의하여 일탈하고 망가졌는지를 생각하라.

'AI 디지털 교과서'라면서 어디에도 AI는 찾을 수 없다. 과거 다양한 학습과 교육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단순한 교육용 IT시스템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점은 "오해"에 불과한 것일까? 교육 분야에 본질의 차원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 좀 더 깊이 성찰하고 신중하면 안 되는 것인가?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지금의 수많은 교육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구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교육 당국이 너무 조급하고 돈도 많다 싶기도 하다.

적어도 지속적으로 혁신되고 있는 AI(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지켜보고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긋함을 바란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다는 뿌듯함의 뒤에 따라올 많은 낭비가 우려될 뿐이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것이라면, 그냥 '세계 최초'는 안 했으면 한다.

*외부 필진의 기고문은 뉴스1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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