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2' 현대차·포스코 동맹…관세 파도 함께 넘는다
현대차그룹-포스코그룹 철강 및 이차전지 상호협력 체제 구축
포스코, 현대제철 美 제철소 합작투자…이차전지 포스코퓨처엠 파트너십 기대
- 금준혁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박종홍 기자 = 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을 돌파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앞서 미국 시장에 31조원 투자를 발표했던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에 포스코그룹이 함께 투자에 나서는 방식이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와 철강에서 50년 이상 협력했던 양사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발표했다.
핵심은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에 포스코그룹이 참여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분 투자 규모는 앞으로 협상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생산 물량 일부를 직접 판매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를 투입해 연산 270만 톤 규모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장벽을 넘어야하는 철강업계의 위기 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투자금을, 포스코는 북미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이는 국내 철강업계 1·2위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철강 품목 관세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 첫 사례다.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연간 263만톤까지 적용됐던 무관세가 폐지됐다.
그간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업계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주력 사업인 철강과 자동차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가 기반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두 그룹은 지난 1973년부터 50년이 넘게 이어진 철강과 자동차라는 동반자적인 신뢰 관계의 연결고리로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급증하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건설기술관리법 개정, 반덤핑 제소 등을 함께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2021년 광양항과 평택·당진항 연안해운 인프라 공유, 2022년 포스코케미칼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고로 신예화 작업 등도 양사의 협력 사례로 꼽힌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도 지난 1월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2018년 업계와 정부가 원팀을 이뤄 '대미 수입 쿼터제'를 끌어낸 사례를 언급하며 "철강업계가 하나 돼 보호무역주의 파고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핵심사업인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도 현대차그룹과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소재개발 분야 등을 논의한다. 이차전지소재 기업 특성상 포스코퓨처엠이 아직 완성차 제조사(OEM)인 현대차 그룹과 직접 협력관계를 체결한 적은 없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위기로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업계는 전방 사업인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기차를 대체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완성차 업계 역시 2030년이면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 이상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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