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운사도 中컨선 재검토…K-조선 "컨선 문의 6배 급증"
MSC, 美 입항 수수료 부담에 초대형 컨선 6척 중국 발주 보류
中 장악 컨선 시장서 韓 수주 잭팟 …MSC·하팍·HMM 등도 수주 전망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세계 1위 해운사 MSC가 중국 조선소에 발주 예정이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보류했다. 선박 907척을 보유해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는 초대형 선사도 미국의 입항 수수료 조치에 부담을 느껴 발주를 재검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류된 물량을 국내 조선사가 수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상당수 해운선사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려던 물량을 'K-조선'으로 돌리고 있다. 올 1분기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건조를 문의하는 횟수도 전년에 비해 6배 늘었다. 그간 저가 수주를 통해 컨테이너선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 조선소에 대한 물량이 줄고 한국 조선소를 찾는 해운사들이 더욱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MSC는 중국 헝리중공업에 발주 예정이던 2만 1000TEU(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6척의 추가 발주를 보류했다.
MSC는 헝리중공업에 지난해 9월과 12월 2만 1000TEU급 10척과 2만 4000TEU급 10척을 발주하는 등 대규모 물량을 안겼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가 발주를 중단했다.
이런 MSC의 움직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오는 10월부터 부과하는 항만 수수료와 무관하지 않다. 2028년에는 기준이 강화돼 중국산 선박에 TEU당 25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2만 1000TEU급이면 525만 달러(약 75억 원)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MSC의 중국산 선박 비율은 16.8%다. 하지만 신규 발주한 선박의 93.4%가 중국산이다. MSC는 컨테이너선 907척을 보유해 전 세계 선복량의 20.4%(659만TEU)를 차지하는 압도적 세계 1위 해운선사다.
업계에서는 이 물량이 한국 조선 3사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초 MSC는 대규모 발주를 위해 한국 조선소와도 논의했지만, 저가 수주에 나선 중국 조선소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6563척 중 중국산 선박은 2188척(33.3%)이다. 해진공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비중국 선박을 중심으로 선대를 재구성해 한국과 일본 조선소에 대한 수주가 집중도가 높아지고 신조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 조선 3사가 중국 조선소를 제치고 주요 글로벌 선사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 관계자는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제재 영향이 많은 선종이 컨테이너선인데,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6배 많은 (문의를) 받았다"며 "신조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괜찮은 수주 소식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독일 하팍로이드(5위)는 중국 조선소에 발주 예정이던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1만 6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보류했다. 외신은 하팍로이드가 향후 한화오션(042660)에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미만급)을 한국 조선소에 주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HD현대미포(010620)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3척(클락슨리서치 기준) 중 16척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만 양밍(10위)이 최근 발주한 10척과 향후 HMM(8위)이 발주할 물량도 한국 조선 3사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HMM은 현재 85척·93만TEU 수준인 선대를 2030년까지 130척·155만TEU로 키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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