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상품운영본부·북미제조총괄 신설…美 관세 파고 돌파
신임 글로벌상품운영본부장에 필립 게랑부토 부사장 임명
美, 25% 관세로 수익성 저하 우려 "수익성 기반 최적화 전략"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기존 글로벌상품지원실을 '글로벌상품운영본부'(Global Product Management Division)로 격상하고, 북미 제조총괄책임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미국 관세 정책 대응 수위를 높여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및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현지시간) 글로벌상품운영본부장에 필립 게랑부토 부사장을 임명했다.
글로벌상품운영본부는 현대차가 전 세계에서 개발·생산·판매하는 상품을 기획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차량 개발 이후 국가별 생산지는 물론 현지 판매를 위한 법규 검토 등을 총괄한다.
이전까지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아래 글로벌상품지원실로 있었으나,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규모를 본부급으로 격상하고 이름도 상품운영본부로 변경했다. 책임자 직위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올렸다.
신임 본부장으로 임명된 게랑부토 부사장은 직전까지 글로벌 제품 디렉터실 수석 부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현대차 합류 전 르노그룹에서 품질 및 종합고객만족 담당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상품운영본부는 전 세계 판매 실적을 견인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글로벌상품지원본부의 이름을 바꾸고 역할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글로벌상품운영본부와 함께 북미 제조총괄책임을 신설했다. 기존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에 이어 조지아주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최근 준공하면서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크리스 수속 HMMA 대표를 신설 CMO로 임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게랑부토 부사장의 글로벌 역량은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크리스의 제조 리더십은 북미 생산 운영 효율성과 품질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인사로 급변하는 업계 환경 속에서 실행, 혁신, 지속 성장에 대한 현대차의 초점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차의 이번 인사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분석했다. 미국은 현대차의 최대 시장으로 미국 실적에 따라 현대차의 성적표가 좌우된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24만3000대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판매량 100만여대의 약 25%를 차지했다. 단일 시장 기준 최대치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지난 3일부터는 수입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완성차 및 부품 관세 부과로 현대차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아와 함께 미국서 17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이 가운데 현지 생산량은 현대차 63만여대, 기아 37만여대로 전체의 57% 수준인 약 100만대 수준이다.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극대화하며 미국 관세 난관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캐파는 70만대에서 120만대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HMGMA는 당초 30만대 수준으로 지었으나, 현지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50만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 기반의 거점·차종별 생산 판매를 최적화하겠다"며 "기존 앨라배마 공장과 신규 가동한 HMGMA의 생산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 중장기적으론 부품 소싱과 물류를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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