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경협, 첫 대미 로비 나서…경제단체 트럼프 대응 '안간힘'
1분기 3만달러 美 네트워킹에 활용…무협도 6.4만 달러 사용
USTR·상무부·대통령실 등 네트워크 확보…이번주 윤진식 회장 방미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한국경제인협회가 출범 후 처음으로 대미(對美) 로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며 대미 아웃리치 강화에 나선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대미 로비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정부가 두 달간 집계한 기업들의 관세 문의는 3000건에 달했고, 수출기업 4곳 중 3곳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미국 내 로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는 올해 1분기 대미로비에 3만 달러(약 4247만 원)를 사용했다. 무협도 6만 4200달러(약 9089만 원)를 미국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로비에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주요 경제단체가 대미로비에 사용한 금액은 약 1억 3000만원 수준이다.
한경협이 대미 로비에 나선 것은 2023년 8월 한경협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시절에도 대미 로비는 한 차례 정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미 상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대통령 집무실(EOP), USTR에 대미로비를 진행했으며 관련 사안은 무역이다.
미국에서 로비는 정·관계 인사와 미팅, 정보수집 등의 과정을 통칭한다. 합법화돼 있으며 현지 로비 업체를 고용해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다. 자체 역량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협회의 네트워크는 중견·중소기업을 위해서도 활용된다.
무협도 6만 4200달러(약 9089만 원)를 미국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로비에 사용했다. 사안은 무역·외교·이주·경쟁 제한·관세 관련이다.
무협은 지난해 총 25만 7855달러를 사용해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금액을 사용했다. 무협은 국내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워싱턴 D.C를 포함해 3개의 미국 지부를 설립했다.
이들 경제단체가 대미로비에 나선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가별 관세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90일간 유예했다. 지난 11일에는 중국과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부담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운영 중인 '관세대응 119'에 두 달간 접수된 기업들의 문의는 3022건에 달한다.
무협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서 수출기업 4곳 중 3곳이 계약 취소, 관세 전가 등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이에 경제단체들의 대미 아웃리치 활동도 강화되는 추세다. 무협은 지난달 반도체·배터리·철강·자동차·조선·원자력 협회·단체 임원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국내 산업계의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윤진식 무협 회장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 미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 조선·방산 등 제조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의 필요성을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미국 현지 동향 파악을 위해 지난 2월부터 2개월간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워싱턴에 파견했다. 지난 3월에 파견할 예정이었던 주요 기업들과의 방미 사절단은 우선 보류한 상황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인맥을 가진 재계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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