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 수익 개선 안간힘…항공기 리스 줄이고 화물 늘린다
제주항공, B737-8 구매 도입…리스 감소로 전체 운용비 14%↓
진에어·에어부산, 모회사 도움…저렴한 가격에 항공기 대여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실적 부진을 만회할 카드로 '항공기 구매'와 '화물 사업 확대'를 꺼내 들었다. 특히 한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여객 수요가 늘어난 중국 노선 운항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환율 급등에 따른 리스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급증하는 항공 화물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오는 6월까지 보잉 B737-8 1대를 구매 도입할 예정이다. 2018년 보잉과 구매 계약을 체결한 B737-8 40대(추가 옵션 10대) 중 하나다. 앞서 2023년 2대, 지난 1월 1대가 도입됐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구매 도입으로 항공기 리스 비용과 기재 정비비를 줄여 연간 14%가량의 운용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를 구매하면 목돈이 들긴 하지만, 매달 달러로 내는 리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직접 소유하는 형태라 항공사의 자산으로 잡힌다"며 "구매기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면 재무적 효과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형항공사(FSC)를 모회사로 둔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은 모회사의 도움을 적극 받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30일 대한항공(003490)과 항공기 리스 계약을 체결해 B737-800 4대를 들여온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4일 A321-200 3대에 대한 리스 계약을 6년 연장하는 계약을 아시아나항공(020560)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을 통해 항공기를 빌려오는 게 글로벌 항공기 리스회사와 직접 리스 계약을 맺는 것보다 가격 조건이 좋고, 환율 리스크가 적다"고 말했다.
화물 사업을 본격화한 LCC도 늘고 있다. 중국발(發)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된 데다 K-문화 확산으로 한국발 신선 화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FSC와 달리 LCC는 제주항공(2대)을 제외하면 별도의 화물기가 없다. 그럼에도 늘어난 화물 수요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여객기 하부 수하물 칸에 화물을 싣는 일명 '벨리 카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인천~방콕 노선에서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향후 중국 정저우, 일본 오사카 등으로 화물 운송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의약품 운송을 시작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물량 중심에서 벗어나 화물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티웨이항공(091810)은 2022년 첫 번째 대형기 A330을 들여오며 화물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형기의 넓은 수하물칸 덕분에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2022년 7800톤에서 지난해 1만 9000톤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 노선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20일부터 제주~시안 노선을 주 2회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지난달 27일 주 7회에서 주 9회로 늘린 데 이어 7월부터는 주 10회로 증편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인천~베이징(다싱공항) 노선에 취항했다. 연내 인천~선양, 인천~지난, 인천~원저우 등 중국 노선을 순차적으로 복항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의 한국인 비자 면제 조치로 중국 노선 여객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노선 여객 수는 8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만 명 대비 17% 이상 증가했다. 오는 3분기부터는 우리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해당 노선 여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eongskim@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