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 띄웠는데도 마일리지 안 줄어"…새정부 출범, 통합안 변수?
대한항공·아시아나 1Q 미사용 마일리지 3.7조원…전년비 211억↑
LA·뉴욕·하와이도 마일리지 전용기 확대…마일리지 소진 안간힘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미사용 마일리지 소진을 위해 특별기까지 도입하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마일리지 통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마일리지 자체가 소비자들의 관심 사항인 데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여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2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분기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두 항공사의 미사용 마일리지(이연수익)는 3조7205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3조6994억 원보다 211억 원 늘었으며 2023년 말(2조7311억 원)과 비교하면 1조 원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항공사별 미사용 마일리지는 올해 1분기 기준 대한항공 2조7681억 원, 아시아나항공 9523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대한항공은 364억 원 증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154억 원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6년 10월 통합 항공사 출범 전 미사용 마일리지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국내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4회 운영했다. 해당 항공편은 평균 예약률이 92%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준수한 운영 실적을 거뒀으나, 기대했던 마일리지 감소 폭은 미미했다. 대한항공은 김포-제주 등 국내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했으나, 전체 미사용 마일리지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은 물론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하와이 등 국제선 인기 미주 노선에도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하기로 했다. 미주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는 3만5000마일(이코노미 클래스 기준)로 국내선 5000마일의 7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국제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하는 등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지속해서 확대했다"며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탑승 마일리지뿐 아니라 신용카드 등 마일리지 적립 방안이 다양해지면서 통합 항공사 출범 전 마일리지 소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두 항공사 고객 역시 적극적으로 마일리지를 쓰기보다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대한항공은 6월 중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통합안의 최대 관심사는 마일리지 통합 비율이다. 마일리지는 크게 항공기 탑승 마일리지와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적립 마일리지로 나뉜다. 탑승 마일리지의 경우 통합 비율 1대 1이 유력하지만, 관건은 적립 마일리지다.
두 항공사의 적립 마일리지 가치가 달라 1대 1 통합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통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적립 마일리지 비율을 1대 0.7로 본다.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물론 두 항공사의 우수회원 제도 통합안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공정위의 마일리지 통합안 심사가 새 정부 출범 직후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마일리지 관심도를 고려하면 공정위가 마일리지 통합안을 들여다볼 때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거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철회한 것도 소비자 반발에 따른 정치권의 움직임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가치가 달라 정량적으로만 보면 1대 1 통합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새 정부 출범 직후 심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고려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마일리지 통합안) 윤곽이 나온 것으로 알지만, (대한항공) 내부서 여전히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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