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금테크' 조사한다…중기부 "판매 현황 의심되면 조치"
전국 귀금속 소매업 가맹점 대상…SNS엔 '온누리 꿀팁'
국내 금 시세, 국제 시세보다 20% 비싸
- 장시온 기자,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김형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최근 금값 상승에 온누리상품권 유통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귀금속 가게 판매 현황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17일 관가에 따르면 중기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금은방의 설 명절 전후 판매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금 국내 시세가 급등하면서 일각에서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이용한 금 사재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조사 대상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전국의 귀금속 소매업체 943곳이다. 명절 전후의 금 판매 총액 혹은 총매출 대비 금 판매액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곳이 있는지 살펴본 뒤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단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귀금속 소매업체에서의 금 거래가 법적으로 부정 유통은 아니다. 현황 파악 차원의 조사"라며 "구매액 한도도 있기 때문에 대규모 금 매입이 있었을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기부가 '전수조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행정 지도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선 현황 파악을 해 보는 차원"이라며 "후속 조치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기부의 판매 현황 조사는 최근 온누리상품권으로 금을 10~15% 저렴하게 구매하는 이른바 '금테크'가 국내 금 시세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기부는 설 명절이 포함된 지난 1월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고 1인당 2만 원 한도로 15% 환급하는 특판 행사를 진행했다.
최근 국내 금 시세는 가파르게 올라 국제 금 시세와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4시 기준 한국거래소 금 현물시장인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의 1g당 가격은 15만 8000원이다. 지난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국제 금 가격은 1g당 약 13만 6000원으로 국내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하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온누리상품권으로 '금테크' 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도 횡행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금을 싸게 사는 방법"이라며 "온누리상품권을 할인받아 구매한 뒤 시장 근처 금은방에 방문해 15% 할인받고 매입할 수 있다"고 팁을 나누고 있다.
앞서 김성섭 중기부 차관은 관련 우려에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은방도 전통시장 내에 있다면 가맹점 등록을 불허할 수는 없고 규모가 작아 대규모 금 거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면서도 "한국은행과 협조해 온누리상품권이 금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zionwkd@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