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기술 시대 '교육 콘텐츠 한류' 이끄는 데이원컴퍼니
[퍼스트클럽]데이원컴퍼니 박지웅 의장·이강민 대표
11년 연속 매출 증가…"기술 바뀌어도 학습 수요는 그대로"
- 이정후 기자,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민경석 기자
"개발자는 국적이 달라도 모두 똑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합니다. 지금의 '디지털 스킬' 교육 시장은 전 세계 고객들이 하나로 동기화되는 첫 번째 순간인데요. 높은 교육열을 경험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굉장히 잘할 수 있다고 봅니다."(박지웅 데이원컴퍼니 의장)
데이원컴퍼니(373160)는 '교육 콘텐츠계의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기업이다. 대학생부터 직장인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담해 국내와 해외에 공급하고 있다.
IT 스타트업 실무자를 위한 교육 기업으로 시작한 데이원컴퍼니는 현재 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등의 디지털 스킬부터 어학, 마케팅 등 사실상 성인 교육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공동 창업자로서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 온 박지웅 데이원컴퍼니 의장과 이강민 대표를 20일 만나 성인 교육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과 회사의 올해 목표에 대해 물었다.
데이원컴퍼니는 2014년 '패스트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IT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관련 교육 시장에도 사람들이 몰리던 시기였다.
컴퍼니 빌더(지주회사로서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하고 운영하는 모델)인 '패스트트랙아시아'를 통해 다양한 창업을 시도하던 박지웅 의장은 교육산업이 즉각적인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 스타트업 실무를 가르치는 패스트캠퍼스를 만들었다.
데이원컴퍼니는 현재 대부분의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오프라인 학원을 직접 운영하면서 수강생을 모아 강의를 진행했다. 경쟁 업체로 국비지원 학원이 많았고 '실무는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양질의 강의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국비지원 학원은 강사의 경력이 10년이 넘습니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도 그만큼 과거의 경험이죠. 하지만 실무 현장은 계속해서 변하거든요. 업계에서 가장 뛰어나신 분들을 섭외해 강의를 만들었더니 국비지원 학원에 5만 원, 10만 원씩 내시던 분들이 200만 원을 내더라고요."(이강민 대표)
학원 운영을 통해 수강생들이 원하는 강의가 무엇인지 데이터를 확보한 패스트캠퍼스는 월 매출 10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커졌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오프라인 모델로는 사업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4년 만에 온라인으로 전환한 패스트캠퍼스는 당시 처음 공개한 4개의 커리큘럼으로 4개월 만에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섰다. 온라인 성인 교육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IT 산업 전 분야로 커리큘럼을 확보했던 패스트캠퍼스는 온라인 강의의 종류를 늘려갔다. 외국어 교육, 프리랜서 대상 일러스트 교육 등 성인들을 위한 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패스트캠퍼스는 사내 복지 시장을 겨냥한 B2B 사업을 확대했고 정부 기관과 협력해 B2G 시장도 진출했다.
사업 영역이 많아지면서 2021년 사명을 데이원컴퍼니로 변경하고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패스트캠퍼스(디지털 스킬) △레모네이드(어학) △콜로소(프리랜서 실무) △스노우볼(부트캠프)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매출액은 단 한 번도 역성장하지 않았다. 2014년 10억 원이던 연 매출은 지난해 1277억 원까지 늘었다.
두 공동 창업자는 데이원컴퍼니의 성인 교육 시장을 '청바지 비즈니스'에 비유했다.
'청바지 비즈니스'란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금광을 향했던 광부들은 망했지만, 이들에게 청바지를 팔았던 리바이스는 성공했다는 사례를 빗댄 투자 업계 용어다. 즉 흥행 리스크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산업을 뜻한다.
데이원컴퍼니가 자신들을 '청바지 비즈니스'로 소개하는 이유는 모든 기술의 바탕에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모바일을 시작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머신러닝, 영상 제작, 코딩 등 기술 트렌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콘텐츠는 사라지지 않는다.
박지웅 의장은 "앞으로 기술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든 사람들이 그걸 배워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며 "데이원컴퍼니는 어떤 기술이든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강민 대표도 "수많은 기술 트렌드의 변화와 그에 대한 학습 수요를 경험해 왔다"며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교육 비즈니스는 계속해서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원컴퍼니의 미래는 글로벌을 향해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산하 CIC인 콜로소를 통해 2023년 135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교육 콘텐츠에 대한 해외 수요를 확인한 성과였다.
수출되는 교육 콘텐츠의 근간은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다. AI 기술을 활용해 전문 용어 등을 현지화한 자막으로 제공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자막 작업 비용은 인력 투입 비용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현지에서 유명한 강사를 섭외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데이원컴퍼니가 '교육 콘텐츠계의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는 대만 시장을 점찍은 상태다.
이처럼 뚜렷한 사업 방향성에도 데이원컴퍼니의 주가는 1월 24일 코스닥 상장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21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1만 3000원) 대비 48% 하락했다.
박지웅 의장과 이강민 대표는 주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회사 성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지웅 의장은 현재 보유 중인 4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활용해 회사의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사업 목표 키워드로는 △국내 독과점적인 B2C 지위 유지 △B2B 이익 확대 △글로벌 매출 극대화를 강조했다.
이강민 대표는 "회사의 역량을 빠르게 키워나가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패스트트랙아시아 사업개발(2012년~2013년)
△잡캐스트 대표(2013년~2014년)
△패스트캠퍼스 대표(2014년~2021년)
△데이원컴퍼니 대표(2017년~현재)
◇박지웅 데이원컴퍼니 의장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심사역(2008년~2012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현재)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2015년~2019년)
△데이원컴퍼니 공동대표(2017년~2020년)
△패스트벤처스 대표(2019년~현재)
△패스트파이브 이사회 의장(2019년~현재)
△데이원컴퍼니 이사회 의장(2020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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