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연휴면 뭐합니까, 지갑이 안 열리는데… 가정의 달도 그냥 달력에만 있죠. 손님들이 없으니 하루하루가 더 불안합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 연휴가 줄줄이 이어졌지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표정은 어둡다. 연초 바닥을 찍은 뒤 봄바람에 들뜨는가 했던 내수 회복 기대감은 다시금 차갑게 가라앉는 분위기다.

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달 체감 경기는 오히려 더 내려앉았다. 시장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은 깊어진 불황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5년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올해 5월 전망 BSI는 63.6으로 전월보다 2.9p 하락했다.

BSI는 사업체의 실적과 계획 등 주관적 의견을 수치화해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경기 예측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상일 경우 '경기 실적이 호전됐다'는 의미이며 미만이면 '악화했음'을 나타낸다.

통상 5월은 가정의 달 특수로 외식,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이달 소상공인 BSI는 기준치를 크게 밑돌며 여전히 나쁜 상황임을 나타냈다. 봄 특수가 사라진 지난달보다도 경기 전망이 더 나빠지면서 상인들의 한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BSI 지수가 100을 하회한 것만으로도 경기 악화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지수가 '우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업계에서는 연휴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정의 달 효과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은 전망 경기 악화 사유로 '경기 악화 요인'(76.9%)을 꼽았다. 여기에 '매출 감소 요인'(25.6%)과 '계절적 비수기 요인'(16.4%) 우울감을 더한다.

업종별로는 소매업(+3.2p)은 전월보다 상승했으나 개인 서비스업(-19.9p)과 부동산업(-10.6),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8.7p)은 전월 대비 하락했다.

지역별 전망 BSI는 충북(+5.6p)은 상승 기대감을 보였고 대전(-14.4p)과 충남(-13.4p), 인천(-11.2p)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매출 증대에 대한 전통시장의 기대감은 그나마 소상공인보다 나았지만 지난달보다는 악화했다. 이달 전통시장 전망 BSI는 75.2로 9.3p 하락했다.

전망 경기 악화 사유로는 소상공인과 동일하게 '경기 악화 요인'(78.3%)이 가장 크다고 봤다.

전통시장 업종별 전망 BSI를 보면 의류·신발(-20.6p), 기타소매업·근린생활서비스(-14.6p), 가공식품(-11.9p), 축산물(-7.3p) 등 순으로 상황이 지난달보다 더 악화하리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2.0p)의 이달 전망 BSI는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경남(-18.5p), 경북(-18.5p), 전남(-16.5p)은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비용상황을 제외한 구매고객 수, 판매실적, 자금사정 등 부문이 전월보다 나빠지리라 봤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이들은 지난 3월보다도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느꼈다.

2025년 4월 소상공인 체감 BSI는 63.6으로 전월보다 2.9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 체감 BSI는 53.1로 2.5p 떨어졌다.

한편 중소기업의 5월 전망도 소상공인·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암울하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5월 중소기업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5.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한참이나 밑돌았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는 88.9로 역대 최저치다. 전 분기인 2024년 4분기와 비교하면 21.8p 감소했다.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수준은 2009년 첫 조사 시행 이후 처음이다.

한편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는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사업체 운영자의 체감 전망 경기 파악을 통해 경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초 정보다. 소진공은 조사를 위해 매달 18일부터 22일까지 전통시장 1300곳, 소상공인 업장 2400곳 등 총 3700곳의 표본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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