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딥시크' 여파로 국내 AI 시장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유불리에 따라 가짜뉴스를 재단하고 입맛에 맞지 않은 플랫폼을 압박하던 정치권 역시 이런 기조에서 벗어나 AI 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선회한 모습이다.

1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물론 플랫폼 기업 규제에 가장 적극적이던 유럽연합(EU)까지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정치권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트럼프 행정부 이후 바람직한 AI 정책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AI 정책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자리다.

그동안 민주당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방안'(플랫폼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플랫폼법이 시행될 경우 구글과 메타 같은 미국 빅테크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미국과 무역 마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IT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AI 기업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플랫폼법을 논의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정치권이 규제에서 진흥으로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네이버 1784를 방문한다. AI 관련 입법·제도적 개선 방향과 현장 애로사항 등 현장 목소리를 듣는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짜뉴스' 온상으로 플랫폼 기업을 꼽으며 네이버 1784를 항의 방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포털 불공정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네이버를 압박했다면 올해는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AI 특위)를 통해 네이버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사우디 정부와 협력해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에 패널로 참석해 글로벌 AI 리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카카오는 오픈AI와 협력해 AI 공동 프로덕트를 만든다. 오픈AI는 일본에서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면 한국에선 카카오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정치권은 가짜뉴스 유통 프레임에서 한발 물러나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AI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에 정책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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