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문 지도, 5·18 민중항쟁 오역…"번역 품질 개선 계기"
"사회적 맥락이 중요한 용어에 별도 검수 거칠 것"
상반기 중 지도 서비스 다국어 자동번역 기능 강화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지도 영문 버전이 '5·18 민중항쟁기념행사'를 '중국 봉기 기념일'로 잘못 번역하는 일이 생겼다.
네이버(035420)는 번역 오류를 바로 잡고 전반적인 번역 품질 향상과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를 약속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차량통제를 알리는 네이버지도 영문 서비스에 '5·18 people's Chinese Uprising Commemoration Event'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이는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에서 '민중'이라는 단어를 각각 '민(people's)'과 '중(Chinese)'으로 분리해 번역한 결과다.
이같은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자 네이버는 즉시 '5·18 People's Uprising Commemoration Event'로 표기를 수정했다. 파파고에서도 '5.18 민중항쟁'이 제대로 번역된다.
네이버지도는 자사 AI 번역기인 파파고(Papago)를 기반으로 영문 표기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오류는 파파고의 학습 데이터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5.18 민주화 운동'은 '5.18 Gwangju Democratic Uprising', '민주 항쟁'도 'Democratic Uprising'으로 번역하지만 '민중'의 맥락이 다양하게 학습되지 못한 것이다.
네이버는 "역사적 기념일, 행사명, 장소명 등 사회적 맥락이 중요한 용어에 별도 검수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번역 품질 향상을 위한 학습 데이터 보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네이버지도는 방한 외국인이 불편없이 쓸 수 있도록 서비스 전반에 걸쳐 다국어 자동번역 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지도는 장소명에서부터 리뷰까지 대부분의 콘텐츠에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장소 소개, 가게 메뉴명 등 사업주가 직접 입력하는 내용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상반기 중 사업주가 한글로 입력해도 자동으로 다국어로 번역돼 노출하는 기능을 도입한다.
또 외국인 이용자도 식당 예약, 공연 예매 등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고 지도앱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 등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네이버지도가 외국인 사용자에게도 경쟁력 있는 다국어 서비스를 갖추는 게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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