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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가관이 아니라 기업관"…오사카엑스포 한국관의 과유불급

오사카 엑스포 관람객들이 지난 13일 한국관을 체험하고 있다(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오사카 엑스포 관람객들이 지난 13일 한국관을 체험하고 있다(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오사카=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오사카 엑스포의 한국관은 1관 인공지능(AI), 2관 수소연료전지, 3관 K-팝 등 첨단 기술과 문화의 조화를 통해 환경 회복과 세대 간 연결을 표현했습니다."

지난 13일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관람에 앞서 고주원 전시 총감독의 설명을 경청할 때만 하더라도 자부심과 기대감에 부풀었다. 고 총감독은 "관람객 100명이 동시에 입장해 1, 2, 3관을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며 "총관람 시간은 20분"이라고 안내했다.

관람객은 1관 입장에 앞서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했다. AI는 행복, 건강, 돈 등 다양한 음성을 음원으로 삼아 하나의 음악을 만들었다. 느리게 시작한 음악은 점점 더 빨라졌고 4단으로 쌓인 조명들은 이에 반응해 움직였다.

자부심과 기대감은 공연 시작 1~2분이 지나자 무너졌다. 결정적 원인은 관람객이 진행요원들의 안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서다 보니 강렬한 조명이 연출 의도에서 벗어나 얼굴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결국 관람객들은 조명을 피해 벽면에 붙기 시작했다.

2관은 천장에 매달린 현대의 수소자동차 넥쏘 엔진이 주인공이었다. 관람객이 커다란 파이프에 숨을 불어 넣으면 수소연료전지를 통한 화학 반응으로 전기 에너지가 생산되고 잔여물로 천장에서 비눗방울 같은 거품이 떨어졌다. 일본 청소년 관람객은 "우리 동네 과학관에도 비눗방울 있어"라고 반응했다.

3관에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미완성한 곡을 장성한 손녀가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면서 갤럭시 전용 앱을 통해 작곡을 완성했다. 일본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액정이 깨지는 장면으로 암시한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실소했다. 한국관을 떠나는 일본 청소년 관람객들은 "국가관이 아니라 기업관"이라고 감상을 주고받았다.

한국관을 조성한 관계자들의 노력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한국관의 전시 의도는 시대를 앞서갔지만, 노년층이나 초중고생이 대부분인 일본 관람객의 눈높이를 놓쳤다는 현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한국관이 특정 기업들의 홍보관이 된 것도 문제였다. 물론 우리 기업들이 국가적 행사를 적극 지원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국가'를 담아야 할 한국관을 해당 기업들의 홍보의 장처럼 여겨지게 만든 것은 분명한 실책이었다. 과유불급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오사카 엑스포 관람객들이 지난 13일 한국관을 체험하고 있다(제공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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