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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또래 여성 살해' 10대 남성에 소년법 최고형 20년 선고

재판부 "잔혹한 수법·치밀한 범행 계획·비정상적 사고"

진주와 사천 여성 단체들이 1일 창원지법 진주지원 앞에서 성차별과 여성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5.5.1/뉴스1 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줄 것처럼 유인해 10대 여학생을 무참히 살해한 10대 남성에게 법원이 소년법상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재판장 김기동)은 1일 201호 법정에서 10대 여학생 B 양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A 군(범행 당시 17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위치 추적 전자 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하면서 검찰이 요청한 보호 관찰은 기각했다. 보호 관찰 기각은 위치 추적 전자 장치 부착 기간 보호 관찰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는 판단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18세 미만인 소년을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해야 할 때는 최대 20년 유기징역으로 할 수 있다.

재판부는 A 군의 범행은 반사회성과 비난 가능성이 높고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 계획,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잔혹한 범행 수법 등을 이유로 설명하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동기는 건전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나 일시적인 분노의 발로가 아니라 타인의 인격과 생명을 무시했다"며 "A 군이 자신의 감정과 소유욕을 충족시키려는 비정상적인 사고에 근거한 것으로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 군의 범행은 즉흥적 분노나 충동적 폭력과는 다른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으로 그 책임은 더욱 무겁다"며 "범행 수법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매우 잔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뿐인 자녀를 잃은 B 양 부모가 감당하여야 할 슬픔과 고통, 분노와 상처는 차마 헤아리기 어렵다"며 "유족들은 진지한 사과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진주지원 앞에서는 B 양 유족들과 여성단체에서는 구조적인 성차별과 여성 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극단적 폭력 행위의 심각성을 사법부가 분명히 인식 하고 생명권을 침해한 범죄에 대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준 중대한 사회적 메시지"라며 "사회 곳곳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 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정부, 국회, 사법기관, 지역사회 모두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 군은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 오후 9시쯤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면식도 없는 B 양을 살해했다. 이날은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4년간 교류하다 만난 첫 자리였다.

살해 동기는 B 양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A 군이 지난해 4월 B 양이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의심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A 군은 흉기와 휘발유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8개월간 범행 방법을 고민하고 치밀하게 계획했다.

범행 10여일 전에는 B 양에게 성탄절에 만나자고 제안하고 B 양의 거주지도 확인했다. 사건 당일에는 준비한 범행 도구를 챙겨 당시 자신이 거주한 강원도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사천까지 왔다.

A 군은 인적이 드문 장소로 미리 범행 장소를 정했다. B 양은 인파가 붐비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보자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범행 장소인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오도록 했다.

B 양을 만난 A 군은 선물을 줄 것처럼 뒤돌아서라고 했고 뒤돌아선 B 양에게 다가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고 B 양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복부도 여러 차례 찔러 죽음에 이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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