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7'…낙동강 벨트 격전지 김해 민심은 어디에
보수세 강한 경남서도 민주당 지지세 강한 곳
국민의힘에 비토 여론 늘어…보수층은 여전히 "지지"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낙동강을 따라 동부 경남(김해시·양산시)과 서부산(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 지역 10개 선거구를 일컫는 '낙동강 벨트'는 선거 때마다 양당의 승부처가 되는 격전지다.
이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는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경남에서도 드물게 민주당계 지지세가 강하다.
20대 총선부터 김해지역 2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고, 22대 총선에서는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민홍철 민주당 의원(김해시 갑)이 4선에 성공했다.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김해시장을 탈환하기 전까지 김해는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12년간 민주당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김해에서 이재명 후보는 46.23%를 득표해 윤석열 후보(49.33%)에 뒤졌지만 경남에서는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지는 6·3 대선을 앞두고 만난 김해지역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대한 비토 여론이 강했다.
진영읍에 사는 배진영 씨(33)는 이번 대선에서 '내란 종식'과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 씨는 "내란을 일으켰는데도 당당한 국민의힘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가 내란을 종식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때 보여준 행정 능력을 보면 혼란스러운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율하동에 사는 박지연 씨(44·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해시의원들이 김해에 빨갱이가 많다는 말을 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부끄럽고 불쾌했다"며 "이후에 시의회에서 징계를 결정했는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징계를 안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의힘에는 표를 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제조·수출업체에 재직 중인 고성현 씨(47)는 "다니는 회사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타격이 컸다"며 "경제나 외교에서 이념만 말하는 국민의힘보다는 이재명 후보가 실리적으로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제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 씨(23·여)는 "비상계엄 이후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했는데도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에 투표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거나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삼정동에 사는 김 모 씨(31)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는데 계엄을 일으키고, 경제 상황도 더 안좋아 진 것 같다"며 "민주당은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선거 때 투표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어방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 씨(58)는 "계엄 이후로 자영업 하는 분들은 손님도 줄고 매출이 떨어져 너무 힘들다"며 "아직 어디에 투표할 지는 정하지 못했지만 경기 회복이나 경제 관련 공약을 보고 투표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노인층 등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택시 운전기사인 배 모 씨(63)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탄핵도 마음대로 하는데 대통령까지 가져가면 어떻게 되겠냐"며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단일화 과정에서 싸우는 것 보고 마음에는 안 들었지만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내동에 사는 김 모 씨(76)는 "이재명은 거짓말도 많이 하고 문제가 많은데 대통령이 돼서 되겠냐"며 "이때까지 보수정당에 투표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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